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 대학살 인사로 떠나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수사팀에 "중요한 사건을 처리하느라 고생 많았다"면서 "많은 소통을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간부 전출식에서 이 같은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그는 "새 임지(任地)에 가서 잘 하시라"는 격려도 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이 지검장이 그동안 고생 많았다는 취지로 3~4분가량 이야기했다"며 "그 외 특별한 말은 없었다"고 했다.

법무부는 지난 8일 고위 간부 인사에 이어 23일 중간 간부 인사를 냈다. 현 정권 비리를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들과 주요 간부가 대거 교체됐다. 청와대의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한 신봉수 2차장과 조국 전 법무장관 비리 사건을 수사한 송경호 3차장,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 등이 이날 전출됐다.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을 수사한 신자용 1차장과 박승대 형사3부장도 전출 대상이다.

다만 선거 개입 사건 수사를 맡은 공공수사2부의 김태은 부장과 오종렬 부부장 등은 남아서 후속 수사와 공소 유지에 집중하게 됐다. 평택지청장으로 옮기게 된 신 2차장도 선거 개입 사건 재판 때마다 '출장' 형식으로 합류해 공소 유지를 지휘할 예정이다.

이 지검장은 지난 13일 부임 직후 줄곧 ‘신중론’을 펼치며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강조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인 그는 지난 29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의 선거 개입 사건 관련자 13명의 기소를 직접 지시할 때도 "보강 수사가 필요하다"며 홀로 반대했다. 검찰 안팎에선 당시 "친문 검사(親文)가 수사를 방해하는 것 같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