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3개 로펌 변호인만 6명... 황운하 등은 아직
검찰·피고인·변호인 합하면 재판 얽힌 사람만 60명
기일변경 신청 등 이어지면 총선 이후까지 空轉 가능성
법조계 "동시에 다 부를 필요 없어... 신속 재판이 우선"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의 피고인은 모두 13명에 이른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이다. 피고인 숫자가 많다보니 법조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재판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가 심리하는 송 시장 등의 재판은 아직 준비기일 등의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이들을 기소했는데, 통상적으로라면 이달 중순쯤 첫 공판준비기일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13명 피고인의 변호인단은 5일 현재 기준으로 총 11개 로펌에서 37명으로 꾸려졌다. 피고인별로 1명에서부터 많게는 6명을 선임한 경우도 있다. 황운하 전 청장 등 아직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아 향후 이 사건 변호인단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송 시장은 법무법인 정우와 동인, 평산 등 3개 로펌 6명의 변호사로 변호인단을 꾸렸다. 백 전 비서관은 검사 출신의 안성욱 변호사를 선임했다. 안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법률지원단 부단장으로 일하는 등 친문(親文)으로 분류된다.
박 전 비서관은 법무법인 다전과 평정에서 김선규 변호사 등 6명을 선임했다. 다전은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씨의 변호를 맡은 곳이다. 박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서 물러난 뒤 변호사 재개업을 위해 신고한 주소도 법무법인 다전과 같다.
법원 주변에서는 피고인의 숫자 자체가 많은 데다 '거물'급도 있어 정상적인 재판이 이뤄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피고인들이 돌아가면서 재판 진행에 대한 의견서를 내거나, 기일 변경 신청서를 내는 경우 재판 날짜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송 전 부시장과 황 전 청장 등은 4·15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선거 관련 일정을 이유로 재판 연기를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피고인 모두 불구속 상태인 데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사법처리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인물들도 있다"며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혐의별로 분리해 재판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검찰은 13명의 '범죄사실'을 크게 △청와대의 경찰 하명수사 △공공병원 등 공약 수립 △후보자 매수 △울산시청 자료 유출 △울산시 특보 채용비리 등 5개로 구분했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혐의 별로 분리해 심리하면 모든 피고인을 한날 한시에 법정으로 부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혐의별로 따로 심리한 뒤 선고에 이를 반영하면 방어권 행사는 제한하지 않으면서 신속하고 원활하게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관건 불법선거'가 의심된다는 사건 성격에 비춰볼 때 유권자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신속하게 재판을 마무리하는 것이 사회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