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은애 기자] 풋풋한 고등학생에서 ‘고등래퍼2’ 세미파이널 진출자로, 배우 박호산의 아들에서 어엿한 래퍼로 성장한 이가 있다. 바로 래퍼 박준호(Pullik).

박준호는 지난 2018년 Mnet '고등래퍼2'에 출연해 대중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탄탄한 랩실력과 긍정적인 이미지로 많은 관심을 받으며 세미파이널 무대까지 진출했다. 여기에 박준호는 ‘신스틸러’ 박준호의 아들로 알려지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박준호는 지난해 2월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속한 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박준호의 행보는 가히 독보적이었다. 다른 ‘고등래퍼’ 출신 래퍼들에 비해 많은 작업물을 선보인 것은 물론, 한층 성장한 음악성으로 힙합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박준호는 2020년에 더욱 열심히 달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첫 EP ‘0.5’ 이후 약 한달만에 싱글  'BASEMENT’를 공개했던 바. 이어 올해 꾸준히 곡을 들려주며 힙합씬에서 우뚝 올라설 전망이다.

다음은 박준호와 일문일답.

Q. ‘고등래퍼2’에 출연 후 어떻게 지내고 있었나?

‘고등래퍼2’가 끝나고 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기까지 1년의 시간이 있었다. 딱 20살이 됐던 시기였다. 20살이 되면서 주변의 모든 환경이 변했다. 거기에 휩쓸리면서 많이 놀았다. 나중에는 그 시간들이 아쉽더라. 이후 회사에 들어갔고, 아쉬운 만큼 다작을 하면서 지냈다.

Q. 그래도 최근 많은 작업물들을 발표했다.

첫번째 이유는, 회사가 생기고 곡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환경이 되니까 욕심이 생겼다. 놀았던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만큼, 이제는 엄청 정신없이 보내고 싶더라. 또 사람들이 나에 대한 기대치가 다시 올라가야 스스로 만족이 될 것 같아, 열심히하고 있다.

Q. 풀릭이란 활동명은 언제부터 썼나?

‘고등래퍼2에 출연할 때도 활동명은 있었다. 원래 ‘고등래퍼2’ 나가기 전부터 활동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간단하고 뜻이 좋은 이름을 찾다가 풀릭이 나왔다. 풀릭은 우즈베키스탄어로 행운이란 뜻이다.

Q. 아무래도 아직 대중에게 박준호란 이름이 익숙할 것 같다. 그런 점에 대한 걱정, 부담감은 없었나?

솔직히 아직도 그런 걱정은 있다. 일단 최근 발매한 앨범들을 보면 박준호 이름을 쓰면서 괄호로 풀릭을 표기했다. 박준호, 풀릭 둘다 어쨌든 나이지 않나. 크게 신경은 안쓰려고 한다.

Q. 지난해 12월 발표된 앨범 ‘0.5’에 이어 곧바로 1월에 ‘BASEMENT’를 내놓았다. 초고속으로 곡을 발표한 이유는?

‘고등래퍼2’ 친구들 중에서 현재 작업물을 많이 내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지금 최대한 열심히 하면 레드오션을 비집고 수면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계속 신곡을 발표할 계획이 있다. 3월, 5월, 연말에는 정규앨범까지 신곡들을 꾸준히 들려드릴 예정이다. ‘BASEMENT’를 발표하기 전에도, 이로한과 함께 사운드 클라우드에 5곡이 담긴 미니앨범을 공개했다. 그것도 내가 생각하는 계획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내가 가려는 방향이랑 잘맞는 것같다.

Q. 음악작업을 정말 열심히 하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나?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6일동안 여덟곡을 작업했다. 그런데 재밌어서 힘든 것은 없었다. 체력적으로도 지치지 않았다. 작업을 힘들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프리스타일로 바로 녹음을 하기도 한다. 즉석으로 녹음을 하다보면 예상치 못하게 좋은 랩 라인이 나올 때가 있다. 그런 것들이 재미있고 매력적인 것 같다.

Q. ‘고등래퍼2’ 후 그랜드라인 엔터테인먼트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일단 내가 어렸을 때, 우리 회사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언더독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에게 멋이 엄청난 회사로 느껴졌다. 원래부터 우리 회사를 좋아했다. ‘고등래퍼’ 끝난 후 회사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그랜드라인 엔터테인먼트에 데모를 넣었다. 처음에 바로 연락이 없길래 안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1~2주 후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는데 대표님이었다. 그렇게 미팅을 하고 계약까지 하게 됐다.

Q. 아버지인 배우 박호산도 열심히 응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엄청난 응원을 해주고 계신다. 처음에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는 아버지께서 절 못미더워하셨다.(웃음) 원래 음악을 하기 전에 연기를 했었다. 아역배우도 했고 학교다닐 때 연극 동아리 부장도 했었다. 전국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했었다. 학교 성적도 나쁘지 않아 좋은 대학교 진학도 욕심낼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친구들과 음악 작업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힙합에 빠졌다. 어느 날 아버지께 힙합을 하겠다고 대뜸 통보를 하게 됐다. 아버지 입장에선 내가 연습생 생활도 멈추고, 갑자기 힙합을 하겠다고 하니 실망을 하셨을 것이다. 어떻게 아버지의 믿음을 얻어낼지 생각을 많이 했다.

우선 스스로의 힘으로 음악을 해보자 싶더라. 친구들과 작업실을 같이 쓰면서 택배 상하차 알바를 열심히 했다. 뿐만 아니라 스시집, 고깃집, 옷가게 등에서 일을 하며 장비 등을 구매했다. 그렇게 ‘고등래퍼’까지 나가게 되면서 아버지께 어느 정도 믿음을 얻은 것 같다. 이후에는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셨다.

특히 최근 발표한 앨범 ‘0.5’ 수록곡 ‘Livin’ Alone’에 가족이야기가 담겼다. 이 것을 듣고 아버지께서 좀 더 저의 진정성을 알아주시고 응원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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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