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우한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최근 중국에서 한국인 거주민들에 대한 통제가 부쩍 강화되고 있다.
2일 상하이 교민사회에 따르면 대표적 한국인 밀집지역인 훙차오진의 한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28일 공고를 내고 입주민들에게 4가지 색으로 된 임시 출입증을 새로 발급했다.
이 출입증의 색상은 상하이 토박이로 주택 소유주인 사람은 옅은 파란색, 중국인 세입자는 빨간색, 외국인은 진한 파란색, 임시 방문객은 노란색으로 각각 구성된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 대다수가 한국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우한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한국인을 식별하기 위한 임시 출입증 발급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훙차오진 지역에는 약 2만8000명의 외국인이 거주하는데 이 중 상당수는 한국 교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상하이에서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구베이 지역의 한 아파트도 지난 1일부터 한국인과 일본인, 대만인들에게 임시 출입증을 새로 발급했다. 이 아파트는 격리 대상이 아닌 외국인들에게 출입시 정문에서 성명과 출입 일시, 체온, 연락처 등을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 아파트는 일본, 대만 등에 비해 유독 한국인을 대상으로만 더 까다로운 응답을 요구하고 있다. 아파트 측이 외국인에게 임시 출입증을 발급하면서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서류의 항목을 보면 ‘최근 대구 또는 경북을 다녀온 적이 있는가’ 등 한국에 관한 질문만 있었다.
국내 우한 코로나 확산 후 한국인에 대한 통제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 중국 지역은 비단 상하이 뿐이 아니다.
지난달 27일에는 난징의 한 아파트에서 한국인 거주민 31명이 중국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진입을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아파트 정문 앞에서 현지 주민들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결국 한국인 31명은 진입을 포기하고 인근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아파트에 진입하지 못한 한국인 대부분은 난징에 사업장을 둔 LG그룹 계열사와 협력사 직원들의 가족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계열사, 협력사 직원들은 조속한 공장 정상화를 원하는 중국 고객사들의 강력한 요구로 난징에 들어왔지만, 막상 도착한 후 중국인들의 거부로 아파트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겪은 것이다.
안후이성에서는 한국인 사는 아파트의 출입문을 중국인 주민들이 각목을 대고 못을 박아 폐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문 밖에서 돌아가면서 24시간 한국인의 출입을 감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