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이 이달 중 국내 출시 예정인 SUV ‘XT6’. 캐딜락의 대형 SUV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XT6가 처음으로, 최대 310마력을 내는 3.6L 가솔린 엔진과 첨단 주행 보조 장치 등이 탑재됐다.

'아메리칸 럭셔리'의 대표 브랜드 캐딜락은 1902년 처음 설립됐다. 브랜드 설립 당시 슬로건을 '세계의 기준(The standard of the world)'으로 정하고, 세계 자동차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후 118년간 도전정신과 대담함을 앞세워 다양한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고, 그 상용화에도 앞장섰다.

캐딜락은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한 브랜드다. 100여 년 전 검은색 일색이던 자동차에 처음 색상을 다양화하기 시작했고, 기능성만 따지던 설계 과정에도 심미 기준을 포함했다. 전설적 자동차 디자이너 할리 얼과 함께 직각 형태의 긴 차체나 연미복 끝자락을 닮은 테일 핀 등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디자인을 도입했다.

이런 도전과 혁신 덕분에 캐딜락은 단순히 이동 수단을 제작·보급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사회문화적 상징성을 갖는 브랜드가 됐다. 미국인뿐 아니라 미국의 부흥기에 '아메리칸드림'을 안고 몰려든 수많은 세계인에게 캐딜락은 가장 가지고 싶은 자동차로 자리매김했다. 캐딜락은 현재도 세계 최고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다.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전 세계 수많은 명사를 에스코트했고, 그들의 삶을 더욱 세련되고, 품위 있으며, 특별하게 만들어왔다.

그러나 그런 전통과 달리 국내에선 다소 아쉬운 실적을 이어왔다. 지난해 판매량은 171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4% 감소했다. 2017~2018년 2년 연속으로 달성했던 2000대 판매 벽도 무너졌다. 작년 계획했던 신차 출시가 지연되면서 판매가 주춤했던 영향이 컸다.

올해 캐딜락은 국내에서 5종의 신차를 출시, 판매 상승세를 기대하고 있다.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4개의 신차와 1개의 부분 변경 모델 등 5종을 출시한다. 1년 새 신차 5종을 투입하는 건 캐딜락이 국내 론칭한 이후 처음이다. GM 계열이자 국내에 생산기지가 있는 완성차 업체 한국GM보다도 출시 예정 신차 수가 많다.

가장 주목되는 신차는 국내 캐딜락 라인업에 처음 투입하는 럭셔리 대형 SUV 모델 'XT6'이다. XT6는 '모든 공간에서 최상의 드라이빙 경험'을 핵심 가치로 삼아 개발된 럭셔리 대형 SUV로, 이달 중 출시가 예정돼 있다. 제네시스 GV80보다 조금 크고, 링컨 에비에이터보다는 조금 작다. 최대 310마력을 내는 3.6L 가솔린 엔진과 주행 보조 장치 등 최첨단 편의·안전 사양을 적용했고, 3열 좌석의 공간감과 뒤쪽 트렁크 적재 공간의 크기는 동급 최고 수준으로 갖춰 활용성을 높였다.

이어 올 상반기 중에는 중형 SUV 'XT5'의 부분변경 모델이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캐딜락의 국내 주력 차종으로 디자인을 소폭 개선하고, 국내 소비자를 고려해 편의 장비를 대폭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CT6' 단 1종뿐인 세단 라인업도 강화한다. 기존 ATS와 CTS 후속 모델이 동반 출격하는데, 캐딜락 브랜드의 새 작명법이 적용돼 각각 'CT4'와 'CT5'로 출시된다.

작년 9월 글로벌 무대에 데뷔한 CT4는 후륜 구동 차체를 기반으로 한 럭셔리 퍼포먼스 세단이다.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완벽에 가까운 전후 무게 배분과 민첩한 주행 성능을 구현했고, 다수의 GM 차세대 기술도 적용됐다. 작년 뉴욕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된 CT5는 캐딜락의 주력 프리미엄 중형 세단으로, 미래 디자인을 상징하는 에스칼라 콘셉트를 적용했다. 새로 개발한 패스트백 스타일의 차체와, 2.0L 터보 엔진이 적용됐다.

올 하반기엔 준중형 SUV인 'XT4'가 출시될 예정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럭셔리 컴팩트 SUV 시장을 겨냥한 모델로, 젊어지는 브랜드 정체성을 주도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외관 디자인은 역동적으로, 내부 디자인은 사용자 편의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꾸며졌다. 동급 최대 실내 공간을 갖추고, 특히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와의 연계에 초점을 맞춘 커넥티드 신기술을 대거 채택했다. 파워트레인은 전륜구동 기반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계획대로 신차가 출시되면, 현재 'CT6-XT5-에스컬레이드' 3종에 불과한 캐딜락의 라인업은 세단 'CT4-CT5-CT6', SUV 'XT4-XT5-XT6-에스컬레이드'로 이분화된 7종 라인업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캐딜락은 이 차종들을 바탕으로 올해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가 될 것을 천명했다. 좀 더 젊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심층적 마케팅도 할 계획이다.

캐딜락 관계자는 "특히 지금까지 캐딜락을 접하지 못한 20대 고객층의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고, 고객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접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