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만취한 젊은 남성이 늦은 밤 길거리에서 고가 외제차인 ‘벤틀리’ 차량을 걷어차는 영상이 ‘수원 벤틀리 폭행남’이란 제목으로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차를 걷어찬 남성은 폭행 및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 조사에선 “술에 취해 왜 그랬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이 영상에 등장한 흰색 차량은 벤틀리 컨티넨탈 GT 모델(2세대)이다. 신차 가격이 2억4500만~2억9500만원에 달하는 럭셔리 스포츠카다. 피해자 A씨는 작년 겨울 중고차로 1억5000만원에 이 모델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만으로는 정확한 세부 트림(차급)을 판단하긴 어렵다. 그나마 저렴한 트림이라고 해도 4.0L 가솔린 트윈터보 V8 엔진을 탑재, 최대출력 507마력, 최대토크도 67.3㎏·m의 고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4.5초 안팎에 불과하다.
영상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오른쪽 조수석 문을 수차례 걷어차였다. 피해 차주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량 조수석 문짝이 휘어지고, 타이어를 덮은 부분에 금이 갔다”며 “수리비는 대략 4000~5000만원이 나올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공식 수리센터에 맡기면 비용이 너무 많이 나올 것 같아 사설 수리업체에 맡긴 상태”라고 밝혔다. 문을 아예 교체한다면 비용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벤틀리 컨티넨탈 GT는 벤틀리를 세계적 명차 브랜드로 이끈 대표 모델이다. 2003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2도어 쿠페의 ‘정석’으로 불리는 유려한 디자인에 탁월한 주행성능을 갖춰 글로벌 자동차 마니아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장거리 운전을 목적으로 설계된 고성능 럭셔리 쿠페를 표방했기 때문에 차 이름 뒤에 GT(그랜드투어러)가 붙었다. 모든 트림에서 차 천장을 열 수 있는 ‘컨버터블’을 선택할 수 있다. 벤틀리는 컨티넨탈 성공을 기반으로, 4도어 세단인 ‘플라잉스퍼’와 SUV 모델인 ‘벤테이가’를 순차적으로 출시했다.
컨티넨탈 GT는 2011년 2세대 모델이 공개됐고, 2017년 말엔 3세대 모델까지 나왔다. 영상 속 차량은 2세대 모델로, 국내에선 이미 완판돼 현재 신차로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벤틀리모터스 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안에 3세대 컨티넨탈 GT의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컨티넨탈은 벤틀리 모델 중에선 그나마 가격이 낮은 편이다. 플라잉스퍼는 신차 가격이 2억5700만~3억4000만원이고, 벤테이가는 2억8500만~3억4400만원에 달한다. 올해 단종된 리무진 모델 ‘뮬산’은 대당 가격이 4억8800만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만취한 상태에서 걷어찬 차종이 뮬산이 아니라는 점이 그나마 천만 다행”이란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