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에 참석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제가 지금 좀 바빠요”

여권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6일,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분향소 조문 태도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 참석차 국회 의원회관을 찾았다. 그는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을 맡고 있다. 회의에 들어가기 전 이 전 총리는 조문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좀 바쁘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전 총리는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유가족 슬픔과 분노를 아프도록 이해한다. 그러한 유가족 마음에 제 아픈 생각이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인데, 그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은 저의 수양부족”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전 총리와 같은 동아일보 출신 미래한국당 조수진 대변인은 그를 “기름장어”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이 전 총리가 어제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자리에서 즉답을 피하면서 내놓은 발언들이 화제”라며 과거 민주당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비판했던 논평을 인용했다.

조 대변인이 인용한 논평은 2016년말~2017년초 기동민 당시 원내대변인이 낸 것이다. 당시 기 대변인은 “(반기문 총장이) ‘기름장어’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교묘히 빠져나갈 생각만 하고 있다”(2016년 12월 26일), “‘제2의 기름장어’라는 세간의 지적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국정은 총체적 난국이지만, 대통령 코스프레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 대권 놀음은 그만두고 민생과 국정 혼란을 수습하는 데에 전념하길 바란다”(2017년 2월 13일)고 했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지난 5일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 빈소를 찾았다. 한 유가족이 “이번 기회에 법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의원님이시니까…”라고 하자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에요”고 답했다. 또 유가족들이 “고위공직자 분들이 오기만 하고 똑같은 의견만 말한다. 대안을 갖고 오지 않는다”고 항의하자 “저의 위치가 이렇다”고 했다. “높은 사람들이 왔다 갈 뿐 구체적 대안을 전해주지 않는다. 이럴 거면 왜 왔느냐”는 유가족들의 불만엔 “장난으로 왔겠느냐.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일반 조문객이다”고 맞받았다. “사람 모아놓고 뭐 하는 거냐”는 항의에는 “제가 모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답했다. 이 전 총리는 한 유가족이 “그럼 가라”고 하자 “가겠습니다”라고 답하고 나서 분향소를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