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7일(현지 시각) 미국의 유명 헤비메탈 밴드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보컬 액슬 로즈와 트위터에서 말다툼을 벌이다가 실수로 성조기가 아닌 라이베리아의 국기 이모티콘을 올려 망신살이 뻗쳤다.
말다툼은 액슬 로즈가 먼저 시작했다. 로즈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것은 공식 입장!”이라며 “스티브 므누신에 대해 누가 과거에 어떤 생각을 했든지 간에 그는 공식적인 멍청이(asshole)”라고 올렸다.
이에 므누신 장관이 로즈에게 답글을 달았다. 므누신 장관은 자신의 계정으로 로즈를 팔로우(트위터 글을 받아보는 것)하지 않는데도 자신을 겨냥한 로즈의 글에 “당신은 요즘 나라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라는 답글을 달았고, 질문 뒤에는 국기 모양 이모티콘을 붙였다. 마치 미국 국기처럼 보이는 이 국기 모양 이모티콘은 사실 라이베리아의 국기 모양 이모티콘이었다. 양국 국기는 비슷하게 생겼는데, 미국 국기 좌상단에는 작은 별이 50개가 박혀 있지만 라이베리아 국기에는 큰 별이 1개 그려져 있다. 므누신 장관은 라이베리아 국기 이모티콘이 있는 자신의 글을 지운 뒤, 같은 내용의 글에 미국 국기 이모티콘을 넣어 다시 올렸다.
로즈는 므누신 장관의 글에 답글을 달았다. 로즈는 “이 정부와 달리 나는 7만명이 넘는 죽음에 책임을 지고 있지 않고, 당신과 달리 미국인들에 대한 책임을 지는 연방 정부의 직책을 갖고 있으면서 방송에 나와 그들에게 팬데믹(대유행) 중에 미국 여행을 다니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올렸다. 므누신 장관은 앞서 방송 인터뷰 등에서 “지금은 미국인들이 국내를 여행하기에 좋은 시기”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인 바 있다. 로즈는 또 므누신 장관이 라이베리아 국기를 실수로 올린 데 대해 “우리가 라이베리아의 경제 모델을 본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몰랐다. 이건 내 잘못”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므누신 장관과 로즈의 트위터 설전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트위터 상에는 ‘액슬 로즈’, ‘스티브 므누신’, ‘라이베리아’ 등이 화제 키워드로 부상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왜 재무 장관이 트위터에서 싸우고 있느냐. 2020년은 여러모로 이상한 해”라고 올렸다. 다른 이용자는 “팬데믹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사소한 다툼이나 벌이고 있는 재무 장관이 한심하다”고 했다. 음악 작가인 코빈 라이프는 “므누신 장관이 로즈에게 애국심에 대해 지적해놓고는 잘못된 국기 이모티콘을 올린 것은 아주 우스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