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요즘 김범수 김민우처럼 국내 강속구 투수 둘이 같이 선발로 뛰는 경우가 많진 않잖아요?"
말하기 전에 미소부터 번졌다. 한화 이글스의 95년생 동갑내기 선발 듀오, 김민우와 김범수를 말하는 최원호 감독 대행의 표정은 뿌듯함으로 가득했다.
두 선수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 동기다. 이해 한화는 1차 지명으로 북일고 김범수, 2차 1라운드로 용마고 김민우를 뽑았다. 강속구를 지닌 동갑내기 좌우 원투펀치. 데뷔 전부터 뜨거운 기대감이 쏠렸다.
중간계투와 선발을 오가며 빛나는 가능성을 드러냈지만, 들쭉날쭉한 제구가 문제였다. 부상 후유증도 뒤따랐다. '만년 유망주'라는 유쾌하지 않은 꼬리표도 따라붙었다.
하지만 프로 6년차가 된, 올해의 김민우와 김범수는 한단계 성장했다. 2020 한화의 선발 한자리씩을 꿰찼다. 직구 외에 위닝샷으로 장착한 포크볼과 체인지업이 한층 날카로워졌다. 투구수 100개를 넘겨도 구속을 유지할 만큼 탄탄한 체력도 갖췄다. 부임과 동시에 한화의 미래로 점찍었던 두 선수의 성장을 지켜보는 최 대행은 "한화 뿐 아니라 KBO리그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 선수 모두 군 면제 판정을 받은 만큼, 앞날이 더욱 창창하다.
김민우는 10일 SK 와이번스 전에서 5⅓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2승을 달성했다. 5이닝 1실점을 기록한 지난 4일 두산 베어스 전에 이어 2연승이다. 시즌초의 잇따른 불운에도 무너지지 않고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올시즌을 불펜으로 시작한 김범수도 최 대행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선발로 변신,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3자책 이하)를 달성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좌완 150㎞ 파이어볼러'의 현실판이다.
김범수가 선발로 올라서고, 김민우가 2군에 다녀온 최근 3주 동안의 성적은 팀의 희망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각각 4경기에서 김민우는 19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75, 김범수는 22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민우는 김범수에 대해 "앞뒤로 경기가 붙은 날은 상대 타자들에 대해 좀 물어보기도 한다"면서도 "많이 싸운다. 친구 사이가 다 그렇지 않냐"며 웃었다. 최고 150㎞까지 치솟은 구속에 대해서는 "시즌 전에 팔 스윙을 조금 교정했더니 속도가 빨라졌다"며 웃었다.
'요즘 둘다 잘 나간다'는 말에는 손을 내저었다. 올시즌 김민우와 김범수는 아직 '2승 투수'다. 김민우는 "범수나 저나 더 잘해야된다. 아직 한참 부족하다"며 새삼 각오를 다졌다.
프로 6년차지만 25세. 아직은 어린 나이다. 95년생 동갑내기 듀오가 무럭무럭 성장해준다면, 오늘의 순위는 한화에겐 밝은 미래를 위한 잠깐의 성장통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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