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곰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 미국서 50대 남성이 집에 침입한 곰을 물리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곰을 이긴 인간 데이브 체르노스키(54)는 13일(현지 시각) 미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직접 출연해 자신과 곰의 결투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 10일 미 콜로라도주(州) 애스펀시(市)의 친구 집에 머물던 체르노스키(54)는 새벽 1시30분쯤 부엌에서 나는 소리에 잠이 깼다.
부엌으로 간 그는 거대한 곰 한 마리와 맞닥뜨렸다. 그에 따르면 흑갈색 털로 뒤덮인 곰은 200㎏는 족히 돼 보이는 크기였다고 한다. 곰은 냉장고와 찬장 등을 뒤지며 먹거리를 찾고 있었다.
당시 체르노스키는 지하실의 두 자녀와 함께 그 집에 머물고 있었다. 그는 “곰이 지하에 내려오지 못하도록 해야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그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곰을 야외 차고로 유인했다.
유인이 완벽히 성공하려던 찰나, 돌연 곰이 앞발로 체르노스키의 안면부를 강타했다. 갑작스런 곰의 공격으로 그는 얼굴·목·귀와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그는 “말 그대로 죽는줄 알았다”며 “벽돌로 머리를 내려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곰이 갑자기 그를 공격한 이유는 그가 차고 문을 여는 소리에 신경이 날카로워졌기 때문이다. 그는 “(차고 문을 열면서) 눈을 마주치자마자 곰이 날 후려쳤다”고 말했다. 체르노스키는 정신을 차리고 옆으로 비켜난 뒤 고함을 지르며 맞섰다. 그러자 곰은 더 이상 그를 공격하지 않고 달아났다고 그는 전했다. 911(미국 소방·응급서비스)에 신고한 그는 병원에 이송됐고 뺨·턱·귀·등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콜로라도 공원·야생관리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해당 곰을 발견해 안락사 처리했다. 관리국은 성명에서 “공격 성향을 보이는 곰은 종종 안락사할 수밖에 없지만, 곰 한 마리 죽이는 것이 단지 그 곰 하나만 잃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우린 야생의 일부를 잃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관리국은 집밖에 음식물 쓰레기 등 야생동물을 유인할 것을 놓지 말라고 주민들에 요청했다.
ABC방송에 따르면 이곳 애스펀시 지역에선 작년 948건의 곰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3건이 곰의 공격에 대한 신고였다. 곰은 동면을 위해 늦여름까지 하루 2만 칼로리 이상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르노스키는 “곰은 단지 음식을 찾고 있었다”며 “야생에 놓이면 항상 조심하고 신중해야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