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배포했던 천 마스크를 이달 말부터 9월까지 유치원ㆍ노약자시설ㆍ장애인시설 등에 총 8000만장을 배포한다고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들이 28일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마스크는 앞서 올해 봄 일본 정부가 전국 가구에 천 마스크를 배포해왔다. 이 마스크는 이른바 ‘아베노 마스크(아베의 마스크)’라 불리며 조롱되기도 했다. 아베 총리 본인이 썼을 당시에도 입만 간신히 가릴 정도로 작았으며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되기도 했다. 일부 일본 여성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아베노 마스크로 얼굴이 가려지는 것을 두고 ‘머리가 작은 사람’의 인증처럼 활용하는 사진을 올리는 사람도 있었다. 이번에 배포되는 마스크 역시 기존 아베노 마스크와 같은 모양·재질이다.
일본 정부는 유치원 등 시설에 그동얀 약 6000만장의 천 마스크를 배포했다. 현재는 일본에서도 마스크 품귀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그럼에도 또 천 마스크를 이들 시설에 다시 배포하는 것은 이미 발주한 마스크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게 아사히 등의 분석이다.
신문은 후생노동성과 민간 업자의 계약서 37건을 분석해, 이미 발주됐거나 배포된 마스크가 총 2억8700만장이라고 집계했다. 가구용이 1억3000장, 유치원과 장애인 시설 등 용도가 1억5700만장에 달했다.
네티즌들은 예산 낭비라고 질타하고 있다. 일본 코미디언 젠지로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런 식으로 세금을 쓰면 웃음도 안나온다”고 글을 남겼다. 젠지로 외에도 10만명 가까운 네티즌들이 트위터에 비판의 글을 남겼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마스크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수요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