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코로나 환자가 하루에 1000명 이상 증가하며 불안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그동안 꿋꿋하게 썼던 '아베노마스크(Abenomask)'를 벗었다.
아베 총리는 1일 총리 관저(官邸) 주도로 입안돼 전 가구에 배포됐던 아베노마스크 대신에 대형 천 마스크를 쓰고 출근했다. 아베노믹스(Abenomics·아베의 경제 정책)에 빗대 아베노마스크로 불렸던 이 마스크는 작고 불량품이 많아 국민들에게서 외면받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그가 이 마스크를 벗어던지면서 사실상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이 마스크 제작·배포에 든 돈만 총 466억엔(약 5300억원)이다. 아베 내각은 최근 아베노마스크 8000만장을 추가 배포하려다 국민 반발이 커지자 이를 보류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강행한 관광 장려 정책 '고투(GO TO) 트래블' 사업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1조3500억엔(약 15조3400억원) 규모의 이 사업은 개인 여행 비용을 최고 50%까지 정부가 보조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때문에 여행객이 늘면서 사업 시작 1주일 후인 지난달 29일부터 코로나 감염자가 하루 1000명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누적 환자가 금주 중에는 4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일본 사회에서는 '코로나 제2파'가 몰려왔지만 아베 내각이 아무런 대응 전략을 세우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아베 총리의 얼굴에서 피로감이 번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