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폭염’ 예고에 여름 매출을 기대했던 가전·패션업계가 ‘사상 최장 장마’를 만나 울상짓고 있다.
◇가전: 에어컨 울고, 제습기 웃고
대표 여름 가전 에어컨 판매 실적은 서늘한 날씨에 죽을 쑤고 있다. 최대 성수기인 7월 판매 실적이 크게 꺾여 사실상 여름 대목을 놓친 분위기다.
전자랜드의 지난달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 역시 59% 감소했다. 국내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 2017년부터 3년 연속 250만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는 이보다 10~20% 감소할 것으로 가전업계는 예상한다.
습하고 꿉꿉한 날씨에 제습기 판매량은 반짝 늘었다. 전자랜드의 지난달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에서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제습기 매출이 20% 증가했다. 다만, 제습기 매출 비중은 에어컨보다 훨씬 작아 업계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
◇패션: 여름 장사 빨리 접고, 가을 옷 출시
패션 업계는 이미 가을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에선 지난달 수영복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3% 줄었다. 코로나에 장마까지 겹치자 업계는 여름 바캉스룩 상품을 재빨리 접고, 가을 상품을 앞당겨 출시하기 시작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 쇼핑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는 7일 자체 여성복 브랜드(PB) 지컷의 가을 상품을 출시하고, 13일까지 일주일간 10% 할인 행사를 연다. 인기 모델인 경량 패딩은 지난해보다 가격을 30% 낮게 책정하고, 가을 고객 선점에 나섰다.
CJ ENM 오쇼핑 부문은 자체 여성복 브랜드 엣지의 가을·겨울 신상품을 11일부터 판매한다. 지난해보다 일주일 앞당겨 가을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현대홈쇼핑도 지난해에는 9월 초부터 가을 옷을 팔았지만, 올해는 열흘 정도 앞당긴 19일부터 판매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