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주가가 폭락할 때 ‘책임경영’을 내세우며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근 800억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장 마감 기준 현대차 주가는 주당 16만7000원으로 정 부회장의 3월 매입 단가(6만9763원)와 비교하면 2.4배 올랐다. 함께 산 현대모비스 주가 역시 같은 기간 1.7배(13만5294원→22만4000원) 올랐다. 정 부회장은 당시 현대차 주식 58만1333주(405억7000만원)와 현대모비스 주식 30만3759주(411억원)를 매입했다. 사들인 817억원 상당의 주식이 다섯달 만에 1651억원이 된 것이다. 차익만 834억원에 달한다.
정 부회장과 함께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던 현대차 임원들도 큰 이익을 보게 됐다. 공시에 따르면,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 주식을 주당 8만197원에 1391주(1억1000여만원) 사들여 두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7만원대에 매입한 서보신 사장(4200주)과 한성권 사장(1000주), 이규복 전무(1000주), 최용배 상무(1000주) 등은 더 큰 수익을 얻게 됐다.
정 부회장과 비슷한 시기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5억원대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말 롯데지주 주식 4만7400주를 주당 2만1052원(총 9억9786만원)에 매입했는데, 지난 14일 롯데지주 주가는 당시보다 58.9% 오른 3만3450원에 마감했다. 신 회장이 사들인 주식의 평가액은 이 기간 5억8767만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