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사막지역인 ‘데스밸리’의 기온이 섭씨 54.4도까지 오르면서 1913년 이후 지구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국립기상국(NWS)이 16일 오후 3시 41분(현지 시각) 데스밸리 기온을 측정한 결과 이 같은 수치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역대 최고 기온 기록도 데스밸리가 갖고 있다. 1913년 7월 기록한 56.7도다.
데스밸리는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친 모하비사막에 있다. 19세기 서부 개척시대에 황금을 찾아 서쪽으로 향했던 사람들이 이곳에서 더위로 죽어나가 ‘죽음의 계곡’이란 뜻의 이름을 얻었다.
지형이 움푹 내려앉은 모양이라 가마솥처럼 열을 가둔다. 가장 낮은 곳은 해수면보다 86m나 낮다. 1년 중 기온이 38도 이상인 날이 절반 가까이 되고, 비는 거의 오지 않아 연 강수량이 50㎜ 미만이다. ‘미국에서 가장 낮고, 가장 건조하고,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불리는 이유다.
척박한 환경과 달리 풍경은 이질적으로 아름답다. ‘스타워즈’ 시리즈 중 ‘제다이의 귀환(1983년)’과 ‘스타워즈의 탄생(1977년)’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데스밸리 뿐 아니라 미 서부와 중부에선 최근 폭염이 기승이다. 미 CBS뉴스는 “1주일 안에 100여 곳의 미국 도시가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CNN은 기후 전문가를 인용해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소비가 줄어들지 않는 한 대기중 온실가스는 계속 늘어나 이상 폭염 현상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