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법무부는 27일 검찰 중간간부(차장·부장검사) 인사를 발표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투명하고 내실있게 진행된 검찰총장 의견 청취를 통한 인사”라고 강조했다. 또 “청취한 의견을 다각도로 폭넓게 검토한 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이번 인사를 앞두고 주요 보직 관련 윤석열 검찰총장이 낸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토요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대검을 방문해 윤 총장에게 중간간부 인사 잠정안을 전달했다고 한다. 대검은 심 국장이 잠정안을 가져오기 전 인사 관련 윤 총장의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그런데 이 잠정안은 앞서 윤 총장이 전달한 인사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앞서 보직 관련 의견을 제시하면서 자신을 보좌하던 대검 간부 몇몇에 대해서는 ‘대검 유임 또는 서울중앙지검 전보’ 의견을 냈다고 한다. 윤 총장 취임 때부터 대검 기획 업무 실무를 담당한 박현철 대검 정책기획과장에 대해서는 ‘중앙지검 전보’, 지난 2월 부임한 박영진 대검 형사 1과장에 대해서는 ‘대검 유임’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심 검찰국장이 가져온 잠정안은 윤 총장이 사전 제시한 의견과는 반대로 이 간부들은 다른 검찰청으로 전보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잠정안을 확인하던 윤 총장은 자신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을 보고 “이런 내용이면 나머지 내용은 볼 필요도 없겠다”며 나머지 내용은 확인하지 않고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내부에서는 이날 법무부의 ‘검찰총장 의견 청취를 통한 인사’라는 표현에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형식적으로 의견을 조회하고 실제 인사에는 윤 총장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패싱 인사’가 되풀이된 가운데, ‘(윤 총장 의견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법무부의 표현은 사실상 기만에 가깝다는 불만이 쏟아졌다고 한다.

대검 한 간부는 “추미애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자기 사람을 챙기는 ‘나눠먹기 인사’였다”며 “대검 의견은 철저히 무시당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