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쥐랑-2A.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홍콩 명보는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군이 미국 본토를 직접 때릴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남중국해에 26일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반발에도 미 구축함은 27일 다시 남중국해를 항해했다.

명보는 중국군이 26일 중국 남부 하이난다오(海南島)와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 사이 해역을 향해 4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여기에는 둥펑(東風·DF)-26B, DF-21D 등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SLBM인 쥐랑(巨浪·JL)-2A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L-2A는 사거리가 1만1000㎞로, 하이난 인근 해역에서 미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보는 "중국이 군사훈련에서 JL-2A를 발사한 것은 처음"이라며 "미국에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했다.

미군은 27일에도 대만해협에 P-8A 초계기를, 파라셀군도에는 미사일 구축함을 보냈다. 파라셀군도는 중국, 베트남 등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벌이는 지역이다. 중국은 산호섬에 관청, 비행장을 짓고 중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해당 해역에 군함을 보내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펴고 있다. 중국 남부전구(戰區)는 미국의 구축함 작전에 대해 28일 0시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남부전구는 공군력을 동원해 추격 감시하고, (해역에서) 떠나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미·중은 이달 초 양국 국방장관이 90분간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우발적 충돌을 피하자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중국이 이달 들어 서해(중국명 황해),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잇따라 군사훈련을 하자 미국은 정찰기를 수차례 띄우고 25일에는 중국 북부군구(서해·보하이만 관할)가 군사훈련을 위해 설정해 놓은 '비행 금지' 구역에 고고도정찰기인 U-2를 보냈다. 대만에서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대만협회(AIT)는 27일 소셜미디어에 대만 공군이 미 애리조나주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 공중 급유 훈련을 받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국방부 우첸(吳謙) 대변인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중국군의 동중국해 해상 훈련은 '외부 세력(미국)의 관여'와 '대만 독립 세력'을 겨냥한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그동안 자국 군사훈련에 대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왔는데, 이례적으로 외국 세력을 겨냥한 것이란 점을 언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