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협착증 수술을 받았는데 왜 점점 다리에 힘이 빠지고 걷는 능력도 떨어질까?” 원래 척추 협착증이란 아래 사진 ‘붉은색 점선 원①’에서 노랗게 보이는 가운데 부위가 좁아진 것을 말한다. ‘파란색 점선 원②’ 부분이 척추 관절인데, 이곳에 관절염이 생기면서 관이 좁아지게 된다. 그런데 척추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제대로 내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 보통 허리나 다리가 아프면 MRI 등을 촬영한 후 “척추관이 좁아졌다”며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살피지 않고 섣불리 단정 지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환자마다 상태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환자는 협착 부위가 아주 좁아져 있고, 관절도 염증으로 많이 커져 있지만 멀쩡하다. 또 다른 환자는 아플 만큼 협착이 진행되지 않았는데 증상이 매우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왜 이렇게 증상이 일관되지 않을까? 학자들도 저마다의 연구와 임상에서 축적된 여러 데이터를 근거로 그 원인에 대해 논쟁 중이다. 나도 수많은 환자 중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원인에 접근하고자 한다.
한 외국인 VIP 환자가 의장대 사열과 같은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매우 곤혹스러워했다. 조금만 걸으면 몸이 휘청거리고 다리 힘이 빠지곤 한다는 것이었다. 본인은 똑바로 걷는다고 하지만 비틀거리기가 일쑤고, 심지어는 “술에 취해 걷는다”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다.
그런데 척추 MRI 판독 결과 심하게 좁아진 부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 혈관 문제일 수도 있어 촬영을 해봤지만 큰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이 환자는 결정적으로 심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이로 인해 다리가 퉁퉁 붓고 힘도 빠지는 것이었다. 나는 이것이 피의 흐름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문제(척추관 안의 뇌척수액 흐름이 줄어들고, 작은 정맥들이 쉽게 꼬이고 부어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환자 주치의는 심혈관 전문의였음에도 이런 내 의견을 건성으로 듣는 듯했다. 어쨌든 나는 “보폭을 보다 크게 해서 걷기만 해도 증상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며칠 동안 환자는 물리치료사와 함께 훈련했고 그 결과 걸음걸이가 상당히 개선되었다.
혈관 문제 때문에 걷는 것이 힘들어지는 경우(혈관성 파행)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척추는 두 가지 통로로 피를 공급받는다. 하나는 혈관이고, 다른 하나는 뇌척수액이라는 독특한 경로이다. 뇌척수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통증은 없지만 술 취한 것처럼 몸이 휘청거릴 수 있다. 이런 경우는 각종 검사를 해도 단서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핑계로 진단이 불가능한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지인의 친구가 또 다른 사례이다. 이 환자는 갑자기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 병원에 갔더니 심각한 척추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금 수술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악화될 것”이라며 의사로부터 강력히 수술 권유를 받았다고 했다. 그 진단이 의심스러워 다른 병원에 갔는데도 똑같은 말만 들었다. 그러나 나의 진단은 “이 증상은 곧 회복될 것이며 수술은 필요 없음”이었다.
이 환자는 선천성 협착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협착이 있더라도 주위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었으므로, 통증은 단지 일시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이런 경우 적절하게 후속 조치만 취해줘도 금방 증상이 개선된다. 실제로 이 환자는 한두 달 만에 회복됐고, 지금까지 조기 축구회 멤버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정상적인 생활을 누리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말도 틀린 것이었다. 일반적인 척추 협착증도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악화되기보다는 비슷하게 유지된다는 보고가 더 많다.
앞의 두 사례는 상반된 경우이다. 앞의 환자는 척추관이 조금 좁아져 있지만 척추관 안쪽 혈류(특히 뇌척수액)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증상이 나타났고, 다음 환자는 척추관이 매우 좁아져 있지만 혈류는 정상적으로 공급되는 경우였다. 전자는 척추관이 좁아지지 않은 ‘기능적 척추 협착증’이고, 후자는 척추관이 좁아져 있지만 기능적으로는 정상인 ‘해부학적 척추 협착증’이다.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이 두 가지 증상이 혼재되어 나타난다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MRI 검사 등에만 의존한다면, 위의 사례들처럼 자칫 의사가 증상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으로 지극히 주관적인 설명과 비논리적인 진단을 내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중년 여성의 골다공증… 의대녀서 알아보세요
TV조선 이진희 아나운서와 통증 전문가 안강 원장이 함께하는 ‘의사와 대화하는 여자(의대녀)’가 중년 여성의 골다공증을 다룹니다. 골다공증은 나이가 들어가며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 중 하나로, 특히 중년 여성들을 위협합니다. 칼슘·비타민D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신체의 전반적인 기능과 대사에 있다고 합니다. 또한 골다공증과 비슷하나 엄연히 다른 ‘골연화증’과의 구별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골다공증과 골연화증의 구별과 예방법등에 대해 대화합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촬영하시면 바로 영상이 나옵니다. 더 많은 정보와 관련 영상을 위한 ‘좋아요’와 ‘구독’ 또한 잊지 마세요! 의대녀는 다음 주에도 더 새롭고 유익한 영상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