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이집트 엘다바 원전의 2차 측 건설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한수원은 지난 8월 25일 러시아의 ASE JSC사와 이집트 카이로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번 계약은 한수원이 주도한 최초의 해외 원전 건설 사업이다. 한수원 황주호 사장은 “UAE 사업에서 보여준 한국의 우수한 건설 역량과 사업 관리 능력을 입증받은 쾌거”라고 했다.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이집트 원자력청(NPPA)이 발주하고, ASE JSC사가 수주한 사업으로, 1200㎿급 원전 4기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한수원은 원전 4기의 터빈건물 등 2차 측 80여 개 건물과 구조물을 건설하고 기자재도 공급할 예정이다.
◇원전 수출 다각화 노력이 결실 맺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이후 우리나라는 10년이 넘는 동안 추가적인 해외 원전사업 수주가 없었다. 한수원이 해외 경쟁사 사례 등 여러 상황을 분석해 보니, 미국 웨스팅하우스사는 한국의 UAE 원전 사업에 부분 참여했고, 프랑스 프라마톰사는 러시아의 헝가리 팍스2 원전 사업에 기자재를 납품하는 등 글로벌 원전 기업들은 대형 원전 건설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해오고 있었다.
이에 한수원도 한국형 원전 수출만 바라고 있어서는 어렵다고 판단, 사업을 다각화하기로 하고 한국형 원전 수출 노력과 더불어 소규모 기자재 공급, 운영유지보수(O&M) 용역 및 해외 원전 건설 참여 등에 주목했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엘다바 원전 사업개발에 착수했다. 약 5년간 노력 끝에 지난해 12월 단독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ASE JSC사와 지속적인 협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면 협상이 어려워짐에 따라 한수원은 약 120차례의 화상회의를 통해 서로 차이를 좁혀 나갔다. 협상의 중요한 고비마다 단 몇 시간 면담을 위해 10시간이 넘는 비행과 일주일의 격리를 감수하고 한수원 실무자들이 러시아와 이집트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원전 산업 생태계 활력 기대
이번 계약 체결에 따라 한수원은 기자재 구매에 착수하고 현장 공사 착수를 위한 준비 작업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건설사가 시공을 담당하게 되고 한수원이 직접 기자재를 구매할 예정으로, 다수의 국내 원전 기자재 공급사가 이번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원전산업 생태계 유지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원전 기자재 공급사는 러시아 원전에 대한 납품 실적을 획득해 추후 러시아 원전 건설사업에 자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사업관리 역량, 가격 경쟁력, 시공기술, 공급망, 원전 운영 경험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우리 원전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표준설계승인을 취득했고, 유럽 사업자 요건 인증을 받는 등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안전성을 바탕으로 UAE에서의 성공적인 사업 수행 경험, 이집트 원전 건설 참여 등의 성과를 활용해 노형 수출, 기자재 수출, 운영보수 서비스 수출 등 원전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수원은 엘다바 원전을 통해 중동지역에 특화된 건설 경험을 확보하는 동시에 해당 지역에 원전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집트 현지 기업과도 협력을 강화해 추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형 원전이 아닌 다른 노형 건설에 참여하는 경험을 갖게 돼 한수원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엘다바 원전은 카이로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지중해 연안의 엘다바시(市)에 건설된다. 올해 7월 1차 측 건물 최초 콘크리트 타설에 착수해 차례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2028년 1호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호기부터 시작해 6개월 시차를 두고 4호기까지 차례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황주호 사장은 “한수원은 이집트와 유사한 환경인 UAE에서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엘다바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추가 해외 원전을 수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