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8월 하남까지 개통한 5호선을 두고 시민들이 다 함께 전철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이다./하남시 제공

지난 2020년 8월 8일 오전 5시 38분. 경기 하남시 하남풍산역에서 첫 지하철이 출발하자 시민들의 입에서 “와~”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1989년 하남시 개청 이래 최초로 지하철이 운행된 것이다. 그동안 불편을 겪어왔던 시민들은 지난 2009년부터 하남지하철 5호선 연장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2만4000여명의 서명을 받아들고 청와대,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를 찾아 설득했다. 이현재 시장은 “앞으로 4년 동안 하남시정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시민들과 힘을 합쳐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 것”이라며 “하남을 교통 중심도시로 조성하는 ‘하남지하철 5철시대’와 ‘신도시-원도심 균형발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이 행복한 자족도시 조성을 위해 9호선 조기 착공 등 하남지하철 5철시대를 여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며 “신도시와 원도심의 생활인프라 개선을 통해 지역과 세대를 넘어 시민 모두가 행복한 통합의 하남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남시는 기존 5호선 이외에 4개 전철 노선 추가 확충을 위해 노력중이다.

◇교통 중심도시 하남, ‘5철시대’ 연다

정부는 2000년대 중·후반 위례·미사 신도시 조성을 발표하면서 주민 편의를 위한 철도망을 함께 구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철도망은 적기에 들어서지 않았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 상당수는 현재까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민선 8기는 시민 불편 해소를 넘어 교통 중심도시 도약을 목표로 5호선 출퇴근시간 배차간격 축소, 9호선 조기착공과 급행역 설치, 3호선 적기 개통과 (가칭)신덕풍역 유치, 위례신사선 하남 연장 추진, 광역급행철도(GTX) 하남 유치 등 5가지 주요의제를 다룬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 서울시, 경기도 등과 적극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남시는 지하철 9호선 연장사업의 경우 입주 8년이 경과한 미사강변도시에 거주하는 입주민의 교통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 토지보상이 진행 중인 남양주 왕숙신도시와의 차이를 부각하며 ‘강동~하남’ 구간 우선 착공을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등에 건의한 상태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 입주민(하남·성남·송파)이 동일한 교통분담금을 부담한 만큼 하남구간까지 위례신사선이 연장되도록 서울시, 민간사업자 등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하남시는 현재 국토부에서 진행 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확충 연구용역과 관련하여 하남시에 최적노선이 유치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남시 제공

◇미사 수석대교 신설 ‘반대’…관계부처 설득

하남시는 3개 신도시인 미사·위례·감일지구의 지역별 특성에 맞춘 생활인프라를 조성하고 시민의 불편사항을 신속히 처리하는 민원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하남 전체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는 미사강변도시의 경우 미사 호수공원을 재정비해 서울 잠실의 ‘석촌호수’처럼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수석대교(가칭) 신설 대안을 마련하고자 관계부처를 설득하고 있다. 수석대교는 하남과 남양주를 잇는 한강 철교다. 정부가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지구 광역교통망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았다. 하남시는 수석대교 설치 시, 서울로 진·출입하는 남양주시민과 하남시민 모두 심각한 교통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제기하고 있다. 대안으로 강동대교 근접설치 안이나, 퇴계원~판교 수도권 제1고속도로 지하화 계획 등을 국토부 및 경기도에 제안하고 있다.

◇위례 성남골프장 부지, 아파트 단지 조성 ‘NO’

하남시는 위례신도시에 국방부 소유의 성남골프장 부지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위례신도시에 추가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극심한 교통정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성남골프장 부지가 기존과 같이 골프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개발이 불가피하면 부분개발과 시민공원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하남시 방침이다.

◇감일 동서울전력소, 시설 옥내화 추진 노력

감일의 경우 서울 동부권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동서울전력소 시설 옥내화를 추진하고 있다. 옥내화 문제는 감일지구 주민들이 전자파와 소음피해, 도시미관 훼손 문제 등을 근거로 입주 초기부터 지속해서 건의한 민원사항이다. 하남시는 동서울전력소가 당초 사업지구에서 제척된 문제점을 제기하고 시민 안전이 위협받은 상황을 짚어 한국전력공사가 옥내화를 추진하도록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이현재 하남시장이 지난 9월 15일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하남까지 여러 전철 노선을 확장해야 한다고 건의하고 있는 모습. /하남시 제공

◇교산, 첨단산업 유치 계획…원도심 균형발전

하남시는 교산신도시 조성과 관련해 ‘선이주 후철거’ 원칙을 바탕으로 자족도시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남시 관계자는 “앞서 조성된 신도시의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은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사신도시의 경우 전체 자족용지 중 58.3%가 지식산업센터로 개발됐다. 과거 도시형공장이라고 불리던 지식산업센터는 임대 및 분양을 위한 부동산개발업자 중심으로 개발돼 영세한 소기업 위주로 산업생태계가 조성될 수밖에 없었다.

이와 함께 하남시는 하남드림휴게소 주변으로 자족용지 68만㎡(20만평)를 확보했다. 해당 용지를 지식산업센터 위주가 아닌 첨단산업용지로 계획해 첨단산업 융·복합단지를 조성하고, 바이오헬스·미용 산업 및 전문의료시설 등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아울러 원도심과 신도시를 연계할 수 있도록 지하철 3호선을 원도심의 지하철 5호선과 환승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부고속도로 하남드림휴게소 환승 시설과 교산지구 환승시설 간 입체복합 연계개발을 통한 (가칭) 신덕풍역 유치 등 실효성 있는 교통대책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캠프 콜번’, 내년 개발 로드맵 수립 추진

하남시는 하산곡동 일원 24만1000㎡ 규모의 미군 반환 공여지인 ‘캠프 콜번’ 부지를 활용한 도시개발 구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캠프 콜번 부지는 2007년 4월 반환됐고, 현재 국방부 소유다. 캠프 콜번 부지는 앞서 2007년 중앙대에 이어 2017년 세명대 이전이 잇따라 무산된 상태다. 이현재 시장은 “캠프 콜번 부지를 활용한 산업 유치 등 자족기능 강화를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내년도에 세부적인 부지 개발 로드맵을 수립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