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20명을 대상으로 24시간 돌봄을 1:1로 지원하는 ‘최중증 24시간 돌봄 시범 사업’을 지난해 시작했다. 자해·타해와 같은 행동 탓에 복지관을 비롯한 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24시간 지원 사업이다. 기간은 2024년까지로 발달장애인들은 낮에는 장애인복지관에서 제빵·미술·체육 활동 등의 활동을 하고, 저녁에는 지원 주택으로 귀가해 상주 지원 인력으로부터 식사·청소 등 일상생활을 지원받는다.
◇”성인 발달장애인 아들, 시범 사업으로 훨씬 좋아져”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지난 7일 오후 2시부터 광주광역시 종합장애인복지관을 방문해 광주광역시 시범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 돌봄 서비스 제공 방안에 대한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한 어머니는 “다 큰 성인 아들의 폭력을 피하려고 차량으로 도망쳐서 숨어 있었던 적도 있고, 아들이 귀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일이 잦아 난청이 생길 정도로 육체적·정신적으로 돌봄 부담이 극심했다”고 했다.
이 어머니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돌봄 시범 사업에 처음 아들을 맡길 당시에는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한 달도 견디지 못하고 돌아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밤잠도 설쳤다. 불안한 마음에 일주일이 한 달처럼 느껴졌다”면서 “하지만 일주일 후 집에 돌아온 아들은 불안한 점도 있었지만, 훨씬 표정이 좋아졌다. 매주 만날 때마다 놀랍도록 점점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을 신경 써 주시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긴급히 병원에 가거나 경조사가 발생해 발달장애인을 돌보기 어려울 때에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시범 사업 기간이 제한적인데 앞으로 사업을 확대해 돌봄이 어려운 최중증 발달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원 주택에서 근무하는 한 종사자는 “지원 주택에 입소한 발달장애인이 처음에는 낯선 곳이어서인지 정서적으로 불안해하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 평소 취침 시간이 지나서도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것과 같이 지원 주택 생활에 적응을 못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적응을 위해 부모님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기존 생활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도운 결과 더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개선된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발달장애인 낮시간 활동 보장 등 발달장애인 평생 돌봄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발달장애인 돌봄 서비스 지원 확대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 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을 비롯한 돌봄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에는 발달장애인 평생 돌봄 강화 대책을 수립·발표했다. 올해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선정 기준과 특화 서비스를 개발하고, 시범 사업 평가를 거쳐 내년 6월부터 통합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최중증이 아닌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성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주간 활동 서비스를 하루 8시간까지 확대하고, 청소년 발달장애인을 위한 방과 후 활동 서비스도 하루 3시간씩 지원한다. 아울러 발달장애인 보호자가 입원, 경조사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할 시 일시적으로 발달장애인에 대한 24시간 돌봄을 지원하는 긴급 돌봄 시범 사업도 올해 4월부터 새롭게 시작한다. 발달장애인 양육 부담이 심한 부모와 가족의 심리·정서 지원을 위해 부모 상담·부모교육·가족 휴식 지원 사업을 보완하고, 지원 대상을 지난해 2만5000명에서 올해 3만명까지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