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의 중심 섬인 혼슈(本州) 최북단에 있는 아오모리(青森·Aomori)는 사과의 고장으로 유명하지만,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푸른 숲의 땅’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너도밤나무 숲인 시라카미 산지를 비롯, 숲으로 면적의 약 70%가 뒤덮여있다. 원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숲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히로사키 공원의 벚꽃 야경. 히로사키 벚꽃은 일본 100대 벚꽃 명소로 꼽힌다. /조세현 사진작가 제공
시라카미 산지의 자연림. 시라카미산지는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한 산이다. /조세현 사진작가 제공

◇4~5월에도 즐기는 눈꽃 스키장

이 중에서도 아오모리 남쪽에 위치한 ‘야코다 스키장’은 자연의 눈이 풍부하고 설질(雪質)도 그만큼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은’스노 몬스터’라고 불리는 수빙(樹氷)이 빚어내는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빙은 일본에서도 일부 한정된 곳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대단히 진귀한 장관으로 꼽힌다. 강풍에 실려온 안개 상태의 얼음이 나무에 붙어 점점 더 크게 자라나기 시작한다. 나중엔 나무의 본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얼음이 두껍고 폭신하게 커져버린다. 너도밤나무 숲 전체가 수빙으로 변해버린 스키장의 풍경은 기괴한 아름다움 그 자체다.

최대 약 5km, 총 5코스다. 11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온갖 다양한 지형을 갖추고 있어 베테랑 스키어부터 초보자까지 즐길 수 있다. 하치코다산 정상에서는 360도 파노라마로 아오모리부터 리쿠오만, 시모키타 반도, 이와키산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4~5월엔 특히 봄날의 온화한 날씨를 만끽하면서 멋대로 타는 스키가 제맛이다. 스노우보드나 텔레마크 스키도 즐길 수 있다.

야코다 스키장 서쪽 기슭에는 산카유(Sukayu) 온천이 있어 스키로 지친 몸을 부드럽게 녹이기에도 좋다.

흰눈이 덮인 이와키산과 벚꽃이 만개한 히로사키 공원이 함께 보이는 풍경. /조세현 사진작가 제공

◇벚꽃이 가득한 터널

4월 중순은 아오모리 전체가 벚꽃 터널로 변하는 시기다. 아름다운 분홍색 꽃잎이 만발한 경치가 그림 같다.

히로사키 공원은 이 중에서도 일본 최고의 벚꽃 명소로 꼽힌다. 히로사키성에서 이와키산까지 400m 정도의 벚꽃 가로수가 이어지는 ‘벚꽃 터널’은 압권. 바닥에 져버린 벚꽃잎은 핑크빛 융단을 펼쳐놓은 것만 같다.

5월 5월까지 공원에선 ‘히로젠 사쿠라 축제’도 열린다. 현지 식재료를 이용한 각종 음식과 민예품도 판다.

벚꽃 여행과 스키 여행을 ‘콤보’로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따뜻한 날씨를 만끽하면서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고, 이후 벚꽃 명소를 돌아보며 황홀한 봄의 풍경을 돌아보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