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배설하는 것’은 건강의 기본이다. 특히 나이 들수록 ‘잘 배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늘 묵직한 아랫배 ▲다리가 저릴 때까지 앉아 있어도 개운하게 변을 보지 못하는 답답함 ▲시시때때로 나오는 지독한 가스 등 변비의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이렇듯 ‘배변 활동’은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노년층 4명 중 1명 ‘노인성 변비’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상생활 전반이 불편해지고, 더 나아가 건강에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안타깝게도 나이 들수록 변비는 더욱 심해진다. 노인간호학회지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26%, 84세 이상의 34%가 ‘노인성 변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 평가에서 노인성 변비에 걸린 사람은 정상적인 노인보다 약 8점 정도 낮게 나왔다(100점 만점). 이는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가 느끼는 삶의 질 저하 수준과 비슷하다.
◇변비 심해지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
노인의 변비 유병률이 높은 이유는 장 기능 노화(老化)와 줄어든 활동량 때문이다. 또한 나이 들면서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한 소식(小食)으로 수분 섭취량이 감소한 것도 원인 중 하나이다. 노화에 따른 각종 질환으로 복용하는 약물과 영양제가 늘어나면서, 이차성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변비는 단순히 ‘오랜 시간 배설하지 못하는 것’만이 아니다. ▲배변 시 많은 힘을 주거나 ▲찜찜하게 남는 잔변감 ▲복부 팽만감 ▲과도한 가스 등이 느껴진다면 이 또한 변비다. ▲대변이 토끼똥처럼 작은 알갱이 형태로 자주 나오는 경우 역시 변비를 의심해야 한다.
변비를 방치하면 장폐색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변이 차서 구멍이 뚫리는 장천공 및 복막염으로 악화돼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변이 장에 쌓이면 독소가 발생해 염증이 증가하고 면역력이 저하돼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복합 식이섬유 ‘차전자피’…꽉 막힌 아랫배를 개운하게
변비를 결코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 배변 활동이 어려워지면 신체 여러 기관에 문제가 생겨 제약이 걸린다. 노인의 변비는 만성인 경우가 많다. 만성 변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더불어 복합 식이섬유가 풍부한 ‘차전자피’가 도움이 된다.
차전자피는 질경이 씨앗 내피(內皮)로, 식이섬유를 80% 이상 함유하고 있다. 또한 수용성과 불용성 두 개의 식이섬유를 모두 함유한 ‘복합 식이섬유’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수분을 만나면 물에 녹아 젤(gel) 형태로 변하게 한다. 변이 부드러워지는 데 도움을 주고, 대변이 장을 지나면서 담즙으로 배출된 콜레스테롤이나 체내의 노폐물 등을 흡착해 함께 배출한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녹지 않고 위장을 그대로 통과한다. 이때 수분을 빨아들여 최대 40배 팽창한다. 이에 따라 대변 부피가 증가해 장에 자극을 줘 장운동까지 촉진한다.
즉, 차전자피에 담긴 두 개의 식이섬유가 변을 부드럽게 만들고 양도 늘려 빠르게 내보내는 일에 기여한다. 한 연구에서 만성 변비가 있는 170명의 환자에게 차전자피를 2주 동안 하루 두 번 섭취하게 한 결과 ▲대변의 수분 함량 ▲무게 ▲총 배변 횟수가 많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콜레스테롤 흡수 줄이고 혈당 조절에 도움
차전자피는 콜레스테롤 조절에 도움을 준다. 풍부한 식이섬유가 콜레스테롤 흡수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혈액 순환이 개선되고, 고혈압·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심혈관 질환자에게 차전자피 섭취를 추천한다.
당뇨에도 차전자피가 효과적이다. 차전자피에 함유된 수용성 식이섬유가 수분을 흡수해 젤로 변하면서 소화 속도를 늦춰준다. 이로써 당수치가 갑자기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인슐린 분비를 줄이는 역할까지 담당한다.
◇40배 팽창하는 차전자피, 포만감으로 다이어트에도 탁월
차전자피는 체내에서 40배가량 부풀어 오른다.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식욕 억제에 효과적이다. 또한 아랫배에 남아 있던 노폐물이 함께 빠져나가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다. 타닌(tannin) 성분은 중성지방뿐만 아니라 혈액 속 지방 제거와 분해에 탁월하다. 또한 비타민A가 풍부하게 함유돼 항산화 작용 및 안구 세포의 노화를 막고 야맹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기관지 내 점막 보호 ▲간세포 활성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영양소 흡수 돕는 현미효소와 함께 섭취하면 좋아
배변 활동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섭취한 음식물이 체내에서 충분히 소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소화 기능이 떨어져 잘 먹어도 몸에 온전히 흡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화 기능 강화에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현미발효효소’다. 현미는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몸속에 잘 스며들도록 돕는다. 현미를 발효해 만든 현미발효효소는 섭취한 음식이 몸에 잘 흡수되도록 한다.
차전자피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 하지만 수분을 끌어들이는 성질이 있으므로 반드시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섭취해야 한다.
수분을 적게 섭취하면 팽창하기 위해 체내 수분을 빨아들일 수 있다. 또한 이뇨 작용을 촉진해 신장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신장이 좋지 않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