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 용두근린공원(용두동 34-1일대)에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B 노선의 환기구 설치가 계획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GTX-B노선의 16번 환기구는 당초 성동구 꽃재어린이공원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작년 말 동대문구 용두근린공원에 설치하기로 계획이 변경됐다.

동대문구 주민들은 환기구 설치로 인한 분진과 소음 등 피해를 염려하고 나섰다. 이미 GTX-C 노선의 환기구 설치가 예정된 상황에서 갑자기 B노선의 환기구까지 추가된 것이 주민들의 화를 키웠다. 인근 용신동 주민 A씨는 “용두근린공원은 동네에 폐기물처리시설을 짓게 돼 주민들을 위한다고 만들어진 곳인데, 이곳에 두 개의 환기구를 설치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용두근린공원은 2009년 종합폐기물 처리시설인 ‘환경자원센터’를 만들며 주민 편의를 위해 조성된 바 있다.

동대문구청도 유감을 표하며 환기구 설치 계획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환기구 설치 건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 구 및 지역주민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위치 변경을 통보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철도공단에 환기구 설치를 반대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한편 지난달 말에는 GTX-B 노선의 환기구 설치 장소를 재검토 해줄 것을 요구하며 이 구청장이 직접 국토교통부를 찾았다.

한편 GTX 노선의 환기구 설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서울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동대문구로 환기구 설치 계획이 변경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성동구의회는 GTX-B 노선 환기구가 어린이공원에 설치하는 것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지난달 초에는 서울 중랑구 상봉 우정아파트 주민들이 거주지 인근의 환기구 설치를 반대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