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필름(parafilm)’으로 병목을 싸매는 것도 좋은 보관 방법이다. 파라필름은 보통 실험실에서 액체를 밀봉하는 데 사용되지만, 주류에도 효과가 좋다. /김지호 기자 제공

한번 병입된 위스키는 보관만 잘하면 무한의 수명을 갖는다. 현재까지 100년 넘는 위스키들이 고가에 거래될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알코올 도수 20도가 넘어가면 세균이나 미생물이 번식하기 어려워 위스키가 변질할 우려도 없다. 몇 가지 간단한 규칙만 지키면 위스키의 생명력을 연장할 수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할 위스키 보관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한다.

위스키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세워서 보관해야 한다. 높은 도수의 원액이 코르크 마개에 닿게 되면 코르크의 부식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인은 살짝 눕혀서 보관해야 코르크 마개와 액체가 맞닿아 코르크의 수축을 방지할 수 있지만, 위스키에는 독이 되는 행위다.

위스키는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간혹 채광 좋은 거실에 장식품처럼 놓아두는 사람도 있는데, 당장 그늘로 옮겨야 한다. 햇빛은 위스키에 들어가 있는 캐러멜 색소를 파괴하고 색을 변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화학 반응은 자연스레 위스키의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 또 높은 온도는 알코올을 기화시킨다. 위스키에서 풍미를 담당하고 있는 성분들은 대부분 휘발성이라 좋은 성분은 날아가고 안 좋은 맛만 남게 된다. 만약 개봉도 하지 않은 위스키 원액이 병 어깨선 밑으로 내려와 있다면, 보관이 잘못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좋은 술이라도 이런 상태라면 맛을 보장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위스키의 적정 보관 온도는 15~20도다. 즉, 위스키의 냉장이나 냉동 보관도 불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보관 방법은 구매하거나 선물받았을 때 있던 상자를 버리지 않고 그대로 포장해 옷장에 넣는 것이다.

한번 개봉된 위스키는 ‘최적의 풍미’를 즐길 수 있는 기간이 한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위스키가 절반 정도 남은 상태라면 2년 이내, 그보다 적게 남았다면 6개월 안에 모두 마시는 것을 권하고 있다. 병 내부에 원액보다 공기가 많아지면, 과도한 산화로 위스키가 고유의 풍미를 잃게 된다. 특히 병 아래 애매하게 남아서 깔린 위스키는 작은 바이알(vial) 병에 옮겨 담아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파라필름(parafilm)’으로 병목을 싸매는 것도 방법이다. 파라필름은 보통 실험실에서 액체를 밀봉하는 데 사용되지만, 주류 보관에도 효과가 있다. 몰트 바에 갔을 때 바텐더들이 병목에 감긴 필름지 같은 것을 벗기는 모습을 봤을 수도 있다. 이게 파라필름이다.

마시고 남은 위스키병의 코르크는 따로 모아 두는 것을 추천한다. 새로 산 위스키 코르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을 때, 훌륭한 대체재가 될 수 있다.

한편, 마시고 남은 위스키병 코르크는 따로 모아 두는 것을 추천한다. 새로 산 위스키 코르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훌륭한 대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스키는 브랜드마다 병 입구 모양에 차이가 있어 코르크를 다양하게 준비한다면 최악의 상황도 유연하게 피해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