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한글 소설 ‘춘향전’의 무대인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에서 오는 5월 10일부터 7일간 제94회 춘향제가 열린다. 올해는 94주년을 맞아 ‘춘향, Color愛(애) 반하다’를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남원시는 지역을 넘어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전통적 미인을 선발했던 ‘춘향선발대회’에 처음으로 외국인 참가를 허용했다. ‘형형색색 글로벌 춘향제’를 표방하며 준비한 한복 파티도 올해 신설된 프로그램이다. 지역 축제에서 논란이 됐던 ‘바가지요금’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27일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야심 차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100주년을 내다보는 춘향제는 남원의 상징 그 자체로,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가야 할 남원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 최장수 대표 전통문화축제라는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 춘향제에서는 글로벌 춘향선발대회를 통해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더본코리아와의 협업을 통해 바가지요금 없는 축제, 지역과 상생하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했다.
◇올해부터 ‘외국인 춘향이’도 뽑는다
춘향제 대표 프로그램인 ‘미스 춘향 선발대회’가 올해부터 외국인 참가를 허용한다. 남원시는 공식 미스 춘향 진·선·미·정·숙·현 6명 외에 번외로 ‘외국인 춘향’을 선발할 계획이다. 남원시 관계자는 “외국인 우승자가 선발되면 배출 국가와 우호교류를 통해 남원을 전 세계에 홍보할 계획이다”고 했다.
앞서 남원시는 지난 21일까지 캐나다, 일본, 베트남 등 5개국에서 참가 신청을 받았다. 오는 4월 6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 만큼 다양한 국가에서 참여가 예상된다.
올해 축제에선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전진배치됐다. 춘향전 등장인물인 춘향, 이몽룡, 방자, 향단, 변학도, 월매 복장을 하고 참여하는 ‘춘향 무도회’가 눈길을 끈다. 시는 이 행사를 위해 한복 2000벌을 준비하고, 행사장 입구인 춘향교 삼거리부터 십수정 사이에 한복대여 부스 15동과 뷰티·메이크업 부스 8동을 마련할 예정이다.
관광객들은 자신만의 한복을 선택해 입고, 춘향 무도회에 참여해 다양한 행사를 즐길 수 있다. 남원시 관계자는 “참여자들이 한복의 매력을 체험하면서 동시에 춘향전의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며 “참여자들은 직접 사진 촬영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고, 가족·친구·연인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제공된다”고 했다.
이번 축제에선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한 패밀리존이 새롭게 추가돼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시민과 관광객, 전문공연팀이 참가하는 대규모 퍼레이드 ‘발光난장 대동 길놀이’도 열린다. 퍼레이드에서 다양한 거리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 요천로 광장에서는 댄스동호회와 비보이 단체 공연이 펼쳐지고, 광한루원 앞 메인 스테이지에서는 DJ가 진행하는 한복 EDM파티도 즐길 수 있다.
◇‘백종원 메뉴’로 바가지요금 없앤다
남원시는 이번 춘향제에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협업해 다양한 전통음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는 백종원의 더본외식산업개발원과 함께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한 전통음식들을 개발한 뒤 ‘춘향 난장’에 내놓는다. 더본외식산업개발원은 지역축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메뉴개발, 컨설팅, 교육, 창업지원 등을 하는 외식전문기업이다.
남원시와 더본외식산업개발원은 난장의 먹을거리 부스 배치와 운영, 참여 상인에 대한 컨설팅 등도 맡는다. 축제 먹을거리 부스를 기획해 맛과 안전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의 먹을거리 프로그램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남원시는 ‘바가지요금 없는 춘향제’를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시는 춘향제 기간 곳곳에 있는 먹을거리 존에 키오스크를 설치한다. 바가지요금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음식 부스 현장 점검을 통해 바가지요금 근절에 나설 계획이다. ‘만원의 행복’ 등 행사를 통해 추어탕 등 음식을 1만원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