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주민과 소통하는 구청장.’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이수희 구청장에 대해 내린 평가다. 이 구청장은 취임 2년간 중앙부처를 비롯해 서울시와 시교육청 등 외부 기관을 직접 오가며 GTX-D 노선의 강동구 경유와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사업을 이뤄냈다. 주민들의 숙원이던 고덕강일3지구 초등학교 설립도 확정지었다. 취임 3년차에 접어들고부터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굵직한 현안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지난 10일 개통된 8호선 별내선 혼잡 문제, 올림픽파크포레온 부지 학교 설립, ‘고덕대교’ 명칭 제정 등이 그것이다.

서울행복플러스 취재팀과 인터뷰 중인 이수희 강동구청장. 그는 “강동구의 발전은 교통에서부터 해답을 찾아야 한다”며 “강남 등 도심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고, 촘촘한 교통망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강동구

- 최근 8호선 연장선(별내선)이 혼잡 문제로 시끄럽다.

“별내역에서 암사역까지 연결되는 별내선 개통으로 경기도권 이용자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신설된 6개 역 중 별내역(경춘선)은 구리, 남양주, 가평, 춘천으로 이어진다. 또 구리역(경의중앙선)은 구리, 남양주, 양평으로 연결된다. 별내선이 경기도에서 강동으로 이어지는 만큼 지역 내 역사 혼잡도에도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 최근 자체 조사에선 천호역의 혼잡도가 131.9%에서 158.8%로 치솟는 것으로 나왔다. 강동구청역은 약 170%에 달했다. 대책이 필요하다.”

- 직접 지하철 역사에 나가기도 했다던데.

“출근 시간대에 천호역에 나가 혼잡도를 살피곤 했다. 8호선은 별내선 개통 전에도 출근시간에는 도착한 차량에 승객이 가득 차 있어 탑승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했다. 1~2대의 지하철을 보내고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만 했다. 반면 청사가 있는 강동구청역에서는 내리는 사람이 10명 내외에 불과했다. 대부분 잠실역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서울시는 해결 방안으로 예비 차량을 투입해 운행횟수를 늘리는 증편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신규 열차를 늘리는 ‘증차’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서울시뿐 아니라 경기도가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 강동구 발전의 해법을 ‘교통’으로 꼽았다.

“최근 하남, 구리, 남양주 등 인접 지역 신도시의 개발로 통행인구와 교통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교통은 ‘민생’으로 주민들의 삶과 직접 연결된다. 특히 일자리가 많은 서울 3대 업무지구(종로·강남·여의도)와의 접근성이 중요하다. 직장인들은 ‘직주근접(職住近接·직장과 주거가 가까운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회사가 좋아도 교통이 불편하면 이직률이 올라간다. 일례로 산업단지인 고덕비즈밸리 입주기업 중 한곳은 직원의 절반이 강동구로 이사했다고 한다.”

- 고덕비즈밸리 입주 완료가 눈앞이다.

“2023년까지 9개 기업이 입주했고, 올해는 10개 기업이 들어온다. CGV, 이마트를 비롯해 서울 최초의 이케아 쇼핑몰이 입점하는 대규모 복합시설과 JYP엔터테인먼트 신사옥도 들어설 예정이다. 입주기업 종사자는 1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건물주차·관리, 식당 등 간접고용을 포함하면 약 3만8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2028년에는 9호선 4단계 연장사업을 통해 ‘고덕비즈밸리’역도 생긴다.”

- 올림픽파크포레온 부지 학교 신설 문제는 어떻게 되고 있나.

“서울시가 재건축 조합이 기부채납한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내 학교 부지를 공공공지(公共空地)로 전환하려다 내년 4월까지 유예했다. 현재 학교 설립에 필요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만나 단지 내에 조속히 중학교가 설립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단지 입주 후 학령인구가 대폭 늘어날 예정인 만큼 학교 신설은 필수적이다. 내년 3월 입주 완료 후 학생들은 주변 학교로 분산 배치된다. 아이들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학습권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

- 33번째 한강 교량 명칭으로 구리시와 다투고 있다.

“구리시는 ‘구리대교’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운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바로 1.5km 옆에 ‘구리암사대교’가 있어 혼동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가 500억원이 넘는 분담금을 낸 만큼 구민들에게도 권리가 있다. 최근 국가지명위원회 회의가 열린 국토지리정보원 앞에서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강동구민 200여명이 한 목소리로 ‘고덕대교’ 명칭 제정을 촉구했다. 다리 공사 현장이 주택가를 지나면서 지난 수년간 소음과 먼지, 교통불편을 감내한 것은 우리 구민들이다. 적어도 명칭에는 이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

- ‘고덕대교’를 고집하는 이유는.

‘고덕(高德)’은 ‘덕을 높이 숭상한다’는 뜻으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지명이다. 태종 이성계의 조선 건국을 반대하며 이 지역에 숨어 살던 고려 말 형조참의 ‘이양중’의 덕을 기려 지었다고 한다. 강동구에는 고덕산, 고덕역, 고덕비즈밸리처럼 ‘고덕’이 붙은 곳이 많다. 강동구를 브랜드화하려면 확실한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덕대교’라는 명칭이 중요하다.”

☞이수희는

강원도 삼척시에서 태어나 강릉여고를 졸업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거쳐 제43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대한의사협회, 한국석유공사 고문변호사를 지냈다. ‘서독 광부의 딸’, ‘중산층 워킹맘’ 이미지를 강조하며 서울 강북을에 출마해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 윤석열 대통령 선대본 여성본부 대변인단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양준욱 후보를 14.28%p 차이로 여유롭게 꺾고 강동구청장으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