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18일 “농업·농촌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농업의 신성장 동력을 확충하며, 국민이 체감하는 고품질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농업연구개발 혁신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이 내놓은 혁신방안엔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한 ‘융복합 협업 대표 프로젝트’가 담겨 있다. 이 프로젝트는 ‘정책지원·현안해결 프로젝트’ ‘미래농업혁신 프로젝트’로 구성됐으며, 농업정책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고 농촌현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조직·전문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혁신안에 포함됐다.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은 “세계 최고의 농업과학 기술연구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농업연구개발 혁신방안을 마련했고, 이번 혁신방안이 우리 농업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혁신도전형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민간의 선도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그동안 한계에 부딪혔던 농업문제를 민·관이 함께 해결해나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정책지원·현안해결 프로젝트 ‘우리농UP 앞으로’ 추진
농촌진흥청이 혁신안을 통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정책지원·현안해결 10대 프로젝트(우리농UP 앞으로)’다. 먼저 ‘디지털육종 혁신 플랫폼’을 구축해 주요 59개 품목의 품종개발 전 과정을 전면 디지털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 ‘한국디지털육종플랫폼(가칭)’을 구축해 2027년까지 민간에 개방하고, 민관협력 디지털육종 협의체를 운영한다.
‘스마트농업기술 혁신’ 방안으로 데이터·AI를 기반으로 한 온실·노지 스마트 농업 통합 솔루션도 개발한다. 2025년까지 재배환경과 생육 데이터 수집을 21개 품목으로 확대하고, 축적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농가에 최적의 생육조건을 제시하는 영농의사결정지원모델도 12품목에서 16품목까지 확대한다.
농촌진흥청은 ‘탄소감축 실천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 세계 최초로 저메탄 벼 품종(gs3 유전자)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저메탄 사료 소재 1종을 선발해 국산화한다.
농촌의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밭 농업 기계화 촉진 사업’도 추진한다. 내년에 양파·배추 정식기 등 농기계 7종을 우선 개발하고, 2027년까지 고구마 수확기 등 4종을 추가로 개발해 마늘·양파·배추·고구마 등 주요 8개 작물의 생산 전 과정에 필요한 기계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가루쌀’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가루쌀의 수발아 문제 해결을 위해 2027년까지 수발아율이 10% 이하, ‘바로미2′ 대비 수량은 10% 높은 신품종을 개발한다.
농축산 기상재해·병해충 서비스도 크게 개선한다.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를 현재 110개 시·군에서 2025년에는 전국 155개 시·군으로 확대하고, 농작물 병해충 예찰-예측-방제-사후점검 체계를 확립해 농가의 적기 방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여름철 배추 수급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종합대응기술을 현장에 보급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현재 40일인 배추 저장 기간을 2배로 늘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 여름철 배추 수급 취약 시기인 8월 중순에서 9월 하순까지 봄 배추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기능성 식의약 소재를 국산화하기 위해 2026년까지 ‘국가농식품기능성분DB’를 확대·구축한다. 농식품 소재도 현재 711종에서 1000종 이상으로 확대해 민간에 개방한다.
축산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축산농가 생산비의 37% 수준인 사료비와 10% 정도인 인건비의 절감 기술을 조기 실용화한다. 이를 위해 2025년에 트리티케일, 알팔파 등 수입대체 고품질 조사료 국산 품종 4종을 개발하고 2027년까지 4종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은 “우울감과 인지기능 개선 등 다양한 효과가 있는 치유농업을 국민 서비스로 확대해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며 “2025년에 광역거점 치유농업센터 13개소를 만들고, 2027년까지 이를 17개소로 확대해 치유농업의 산업적 기반을 지속해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미래농업혁신 프로젝트 ‘우리농UP 미래로’ 추진
농촌진흥청은 농업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민·관 파트너십 기반의 ‘중장기 미래농업혁신 4대 프로젝트(우리농UP 미래로)’를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는 스마트 정밀농업과 푸드테크·그린바이오 분야 미래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중장기 미래농업혁신 4대 프로젝트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연구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범부처 패키지 사업 기획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했다.
중장기 미래농업혁신 4대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은 농업위성·AI·로봇기술을 융합한 ‘지능형 정밀농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농작업의 완전 자동화를 실현하는 게 목표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농업위성 정밀 관측시스템으로 농경지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민간 첨단기술을 접목한 자율주행 정밀수확로봇으로 농가의 인건비를 감축할 수 있다”며 “근력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이 상용화되면 고령화된 농촌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농촌진흥청은 식물과 가축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능성 고부가 마이크로바이옴과 농업용 플라스틱 제로화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질소비료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미생물 비료, 기능성 프로바이오틱 가축 사료, 100% 생분해 바이오플라스틱의 농업적 활용기술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시장 창출과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없는 클린팜을 구현한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한기후에도 잘 자라는 슈퍼종자 개발과 바이오파운드리 플랫폼 구축을 통한 고부가 바이오소재 대량 생산기술도 확보하겠다”며 “개인 맞춤형 식품, 대체단백질 개발 등 푸드테크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데이터·AI 기반 개인 특화형 식품 기반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일하는 방식 혁신과 조직 역량 강화
농촌진흥청은 융복합 협업 대표 프로젝트의 효율적인 추진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한다. 농업 외 다른 분야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대학 등 민간과 다자간 협력을 확대한다. 아울러 연구 모든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연구·기술 보급, 토양, 농약 안전 등 16종의 데이터를 민간에 확대 개방한다.
중앙행정기관으로서 국가 임무형 연구와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연구 조직과 기능도 강화한다. 농업인과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창출을 촉진하기 위해 연구개발성과는 사전 경제성 분석을 의무화하고, 경제성이 높은 기술을 신기술 시범사업에 우선 반영한다. 사업 책임관 제도를 도입하고, 매년 사업성과 목표 달성 점검 등으로 성과관리도 강화한다.
AI, 컴퓨터, 물리, 로봇 등 다른 산업 분야 전문 인재 채용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2025년부터 농촌진흥청 연구직 채용을 민간 개방형 경력경쟁채용으로 바꾼다.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은 “농업과학기초기반 분야 미래 인재 양성 사업에도 152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며 “국제 수준의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글로벌 리더 연구자 육성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운영하고 세계 최고 연구자와 협력 네트워크도 강화해 농업과학기술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