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순천대 입학본부 전경. 2025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순천대 지원자 수는 지난해보다 864명 증가한 6708명으로, 호남 지역 국립대 가운데 최다를 기록했다. /국립순천대 제공

국립순천대에는 지난해 글로컬대학30으로 선정된 이후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25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지난해보다 864명 증가한 6708명이 지원했다. 호남 지역 국립대 가운데 최다 지원자를 기록하며 구성원들에게 희망의 신호를 줬다.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순천대에 가면 잘될 것이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순천대는 학생·학부모·교사의 관심을 끌기 위해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 학과를 개편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순천대는 글로컬대학30에 도전하면서 지역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학문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함에 따라 그린스마트팜스쿨 270명,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스쿨 474명, 우주항공·첨단소재스쿨 367명을 통합 모집했다.

순천대의 발전 전략은 지자체 발전 전략에 보조를 맞추면서 대학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학제 개편 다음 단계인 특화 캠퍼스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순천대는 지난 8월 29일 그린스마트팜 고흥캠퍼스 개소식을 진행했다. 이 캠퍼스는 전남도의 스마트팜 추진 방향에 맞춰 원예·축산 분야 연구개발과 정주(定住)형 청년창업농 육성에 집중한다. 내년에는 컨테이너형 스마트팜 단지 조성, 우주농업센터 건립, 우주 극한 환경 작물 재배 연구, 국제축산학과 개설 등 새로운 사업을 다양하게 발굴해 추진할 예정이다.

2026년 설립될 광양 첨단소재 캠퍼스에서는 이차전지·수소 분야에 특화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광양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국비 125억원을 투입해 4층 규모로 짓는다. 고흥캠퍼스와 광양캠퍼스는 청년의 지역 정주를 늘릴 뿐만 아니라 외지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를 갖췄다. 대학 중심으로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대학 주도 성장’을 실현할 날이 멀지 않았다.

학사 구조에서 순천대가 자신 있게 내세우는 건 ‘진로 설계 기반 커리큘럼’이다. ‘2(전공 탐색 및 전공 기초)+1(전공 심화)+1(전공 실무)’ 교육 모델은 ‘순천대식 교육과정’이다. 이 커리큘럼은 어떤 수준의 학생이 들어와도 학교가 제시한 길을 따라가면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찾아가 꿈을 실현하도록 설계했다. 창업트랙·취업트랙·진학트랙 등 실무형 트랙이 뒤를 받치고 있다.

학내 교수와 직원 의식 변화도 순천대 발전의 원동력이다. 학제 개편은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는 어렵다. 순천대는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의견 수렴, 공청회, 학사구조 개편안 설명회 등을 2년간 수백 차례 가졌다. 대학 개혁의 시작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자발적 참여가 중요했기에 먼 길을 돌아갔다. 한국 대학에서 순순히 폐과에 동의하는 교수는 거의 없지만 순천대에서만큼은 달랐다.

순천대의 목표는 단순 명쾌하다. 대학이 성장의 중심이 돼 지역을 살리고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순천대의 성공은 수도권 대학으로만 몰리는 현실을 깰 ‘한국판 대학 혁명’이 될 것이며, 한국 사회가 대학과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