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연골이 손상되고 닳아 관절뼈끼리 부딪치며 통증을 느끼게 한다. 초·중기에는 진행 단계별로 약물, 주사, 관절내시경 등의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연골이 전부 닳아 다리가 심하게 변형되고 가만히 있어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말기라면, 손상된 관절 부위를 깎아내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무릎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는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으며, 다양한 첨단기술과 접목되면서 수술기법 역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무균수술 시스템과 마코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 합병증 제로에 도전하고 있는 김유근 부평힘찬병원장 (정형외과 전문의)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무균수술 시스템으로 감염률 제로에 도전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부평힘찬병원은 수술 시 항생제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무균수술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저온 플라즈마 소독기와 EO가스 멸균기 등으로 수술기구를 철저히 소독하고, 수술실 내부의 공기압력을 조절해 바깥 공기가 수술실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양압 수술실을 운영한다. 또 헤파 필터 시스템을 통해 내부로 들어오는 공기 중에 먼지나 미세균을 최대한 걸러내고 있다. 수술 과정에서 감염될 수 있는 경로를 완전히 차단하고자 우주복처럼 생긴 특수 무균 수술복을 사용하고 있으며, 항생제를 적정 용법 및 용량에 따라 투여함으로써 항생제 부작용을 줄이고, 수술 중 감염 예방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마코로봇 수술로 수술 정확도 높여
외과수술에서는 수술의 정확도를 높여 합병증 발생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관절 수술 로봇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접목됐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서의 ‘정확도’란 근육, 인대 등 주위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손상된 부위만을 정확하게 깎아내고, 새로운 인공관절을 정확한 각도와 위치로 삽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코로봇 수술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3차원으로 변환한다. 덕분에 집도의는 환자의 무릎관절 구조와 질환의 진행 상태를 파악해 절삭할 범위와 인공관절의 크기 및 삽입 위치 등 사전 수술계획을 세우는 모의 수술도 할 수 있다. 본 수술이 시작되면 집도의는 실제 환자의 무릎 정보를 마코로봇에 전달하고, 컴퓨터로 계산된 수치를 참고해 관절 간 간격과 다리 축, 인대 균형을 맞춘다. 기존에는 이런 모든 조정을 의사의 경험에 의존했다. 하지만 마코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계산해 낸 정확한 수치를 참고해 수술을 시행한다. 집도의는 계산된 수치를 보며 로봇팔을 잡고 손상된 관절 부위를 정교하게 깎아내고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로봇팔이 지정된 절삭 부위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멈춰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대한 막아주기도 한다. 특히 마코로봇은 다른 수술로봇과는 달리 반자동 방식으로,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따라 수술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3D CT를 통해 사전 수술계획을 세워도 실제 수술을 하면서 CT로 확인이 어려운 근육, 인대, 힘줄 등의 상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봇수술도 의사의 숙련도와 임상경험이 중요하다.
◇마코로봇 센서장치로 출혈을 대폭 줄여
수술의 정확도를 높여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하고 손상된 부위만을 최소한으로 정확하게 깎아내면, 무엇보다 ‘출혈’을 줄일 수 있다. 이는 로봇 수술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출혈이 줄면 추가 수혈에 따른 합병증의 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마코로봇이 출혈을 줄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센서에 있다. 기존 수술에서는 다리의 축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의 골수강 내에 긴 구멍을 뚫어 육안으로 보면서 맞추는데, 이 과정에서 출혈이 발생한다. 하지만 로봇은 구멍을 뚫지 않고 센서를 부착하기 때문에 출혈을 줄일 수 있다. 집도의는 육안이 아니라 부착된 센서에서 전달된 정확한 수치를 모니터로 보면서 수술을 진행한다. 허벅지 뼈에 구멍을 뚫지 않는 데다 뼈를 최소한으로 깎기 때문에 골다공증 등 뼈가 약한 환자에게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인 ‘골절’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부평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출혈량을 비교해 보니 로봇 수술로 약 36%가 줄어들었다. 2020년 5월 시행한 일반 수술 50건과 2023년 1월 시행한 로봇 수술 50건의 출혈량이 각각 744㎖, 476㎖였다. 출혈량은 수술 시와 수술 후 입원기간 동안 피주머니(헤모박)을 통해 나온 혈액량을 모두 합친 수치다.
◇부평힘찬병원 최근 4년간 수술 후 3개월 이내 감염률 0%
부평힘찬병원은 2020년 마코로봇을 도입하고 2024년 현재까지 약 3200건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했다.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코로봇 도입 후 현재까지 최근 4년간 로봇 인공관절 수술 후 3개월 이내 발생한 감염률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수술 후 환부에 혈액 등이 고이면 합병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수술 후 헤모박을 사용해 혈액의 배출을 돕는다. 부평힘찬병원은 마코로봇 수술 전에는 헤모박 사용률이 100%였지만, 마코로봇 수술 후에는 30% 정도만 헤모박을 사용하고 있다. 수술 후 출혈량이 대폭 줄었다는 의미다. 출혈에 따른 추가 수혈은 합병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출혈량이 줄면 그만큼 합병증의 발생률도 낮아진다. 김 병원장은 “수술 정확도를 높이고 출혈을 줄임으로써 추가 수혈에 따른 합병증은 물론 ▲골절 ▲감염 ▲수술 후 응급상황 발생 등의 합병증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앞으로 무수혈 수술로 합병증 제로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령 환자는 물론 인공관절 수술이 꼭 필요한데도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