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구청장 정문헌)에는 한옥건축 자재를 주민에게 무상 제공하는 시설이 있다. 바로 한옥 건축자재 재활용은행이다.
이 시설은 전국 최초의 한옥자재 창고로 2014년 12월 건립됐다. 도시가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철거되고 남은 한옥의 자재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곳이다. 남겨진 자재들을 전통 문화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 가치가 높다.
종로구민이면서 한옥을 소유하고 있다면 재활용은행의 자재를 이용할 수 있다. 단, 한옥을 신축, 증축, 수선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일찌감치 종로구는 안전하면서도 문화, 역사, 미래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옥의 주 재료인 나무는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볼 때 더할 나위 없는 소재다. 우선 재활용하기 쉽다.
‘건축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도 지난해 본지 <아무튼 주말>에 실린 인터뷰에서 지속 가능한 건축을 “낭비하지 않는 건축이다”라고 정의했다. 이어 자신이 종이나 나무를 많이 쓰는 까닭으로 “그 재료가 친환경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쉽게 구할 수 있고 재활용하기 쉬워서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