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개발청은 지난 2년 6개월 동안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11조2000억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했다. 2013년 9월 새만금개발청 개청 이후 9년간 유치한 투자 실적(1조5000억원)의 8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투자한 기업들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최소 1만 명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가 생긴다. 전·후방 연관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29조6800억원, 고용유발효과는 약 14만8000명에 달한다.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새만금개발청은 이제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141배(409㎢)에 달하는 새만금에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새만금 기본 계획을 재수립해 더 많은 기업이 몰려올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은 23일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맞춰서 최근 변화된 개발 여건, 대내외적 환경 변화를 반영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새만금 빅 픽처(Big picture)’를 그리기 위해 기본 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며 “기업이 원하는 산업용지를 더 많이 더 빠르게 공급하고, 강력한 기업 지원 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새만금 사업은 얼마나 진행됐나.
“새만금 사업은 국토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만금 방조제 내부를 개발해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조성하는 국책사업이다. 전체 면적은 409㎢에 달하며, 현재 291㎢의 토지 중 49.3%인 143.4㎢가 매립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다. 291㎢ 토지는 개발 방향에 따라 산업·연구, 복합개발, 관광·레저, 배후도시, 농생명권역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하고 있다. 그동안 새만금 개발 속도가 국민의 기대를 채우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 1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 새만금이 산업, 관광, 물류가 결합한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자 동북아의 경제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업무는.
“기업 하기 좋은 새만금을 만들기 위해 기본 계획을 다시 짜는 게 가장 시급하다. 민간 투자가 이어지면서 산업용지가 부족한데, 신규 산단 지정 등을 기본 계획에 담아야 한다. 기업 맞춤형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제투자진흥지구, 종합보세구역을 확대 지정해 기업에 세제 혜택을 더 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새만금 내부를 촘촘히 잇는 지역 간 연결 도로를 착공하고, 새만금에서 전주, 나아가 포항까지 통할 수 있도록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를 개통하겠다. 기업들이 해외 시장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항만, 공항, 철도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새만금 신항만 2선석 개항을 시작으로 철도·공항도 적기에 구축하겠다."
◇새로 짜는 기본 계획에 대해 설명해달라.
“기업이 원하는 산업용지를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제1국가산단에 이어, 제2·3 첨단 전략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국내외 주요 도시들을 연결하는 공항과 항만, 도로와 철도 인프라에 대한 투자 계획도 보다 촘촘하게 담을 계획이다. 새만금을 첨단전략산업, 글로벌 푸드, 관광·MICE 등 3대 허브로 육성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군산, 김제, 부안, 나아가 익산과 연계해 인구 100만이 거주하는 ‘새만금 메가시티’도 만들 계획이다. 새만금과 이곳을 광역 경제권으로 묶어 국토 균형 발전의 거점으로 만들겠다. 그동안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겪어왔던 원도심의 인구 유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인구와 일자리를 주변 지역에도 골고루 안배하는 효과적인 동반 성장 대책도 함께 제시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간 여러 차례 시행착오와 지연을 겪어왔던 관광 레저 용지에 대해서도 개발 속도와 책임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하겠다."
◇산업용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국토연구원에서 연구한 결과 2050년까지 새만금에 44.6㎢의 산업용지가 필요하나 현재 새만금 제1산단에서 공급 가능한 최대치는 약 10㎢다. 이에 따라서 우선 제1산단의 개발 속도를 높이고, 제2산단의 개발도 추진 중이다. 1·2산단을 개발해도 2030년이 되면 산업용지가 다시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번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농생명용지 전환 등을 통해 산업용지를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새만금 메가시티 어떤 것인가.
“인구 감소 등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해 초광역적 연대와 협업이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새만금도 100만 도시 육성을 통한 메가시티가 돼야 국내외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군산·김제·부안·익산과 함께 새만금 메가시티라는 거대한 경제 공동체를 구축해 유기적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2월 메가시티 추진단을 설립해 4개 시·군이 상생하고 100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메가시티 공동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북도와 4개 시·군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문화·관광·교통·환경·공공서비스 등 협력이 용이한 분야부터 공동 사업을 발굴하고 상호 신뢰를 쌓아 갈 계획이다."
◇3대 허브를 강조했는데.
“새만금에 조성될 3대 허브는 새만금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주된 성장 엔진이 될 것이다. 먼저 스마트 그린 산단 구축, 이차전지 중심의 신산업 집적화 등을 통해 ‘첨단전략산업 허브’를 구축한다. 신항만과 연계해 식품 가공과 유통에 특화된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글로벌 식품 허브’도 조성하겠다. 크루즈 산업 등을 통해 국내외 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관광·MICE 허브’도 3대 허브의 한 축이다."
◇글로벌 식품 허브의 추진 방안은.
“새만금 신항만과 배후 부지, 농생명용지 등을 활용해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 같은 글로벌 식품 가공·물류 중심지를 만드는 게 목표다. 세계 식품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9조 달러(1경 1700조)로, 올해는 9%대 성장이 전망된다. 새만금은 인구 24억명의 아시아 시장에 위치해 ‘K푸드 특화 무역기지’를 만들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런 지리적 이점에 우수한 인프라, 기업에 최적화된 행정 여건은 물론, 광활한 농생명용지도 갖췄다. 인근에 40여 개의 연구 기관과 국가식품클러스터 등이 어우러진 식품 산업 밸류체인까지 있다. 올해는 세계 1위 농업대학 네덜란드 와겐닝겐대와 서울대 컨소시엄의 글로벌 푸드허브 기본 구상을 바탕으로 선도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글로벌 푸드밸리들이 진행하는 방식을 참고해 ‘새만금 글로벌 푸드 네트워크’를 출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산·학·연·농어업 단체와 협력을 강화하겠다."
◇아리울 뱃길(가칭) 사업도 추진한다는데.
“군산·김제·부안·익산까지 아우르는 만경강과 동진강, 그리고 새만금호로 이어지는 관광 뱃길을 만들 계획이다. 지역 관광 자원과 연계하고자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관광 코스를 발굴하고, 지자체별로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정비 사업도 조만간 구체화한다. 고대 역사와 현대 문화를 잇는 뱃길을 만드는 게 목표다. 새만금 팸투어, 새만금신항만 크루즈 관광 상품 등과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새만금 내부 개발 속도에 맞춰 더 많은 볼거리, 즐길 거리를 만들 것이다."
◇새만금에 투자하는 기업들에 어떤 혜택이 있나.
“새만금 국가산업단지는 지난 2023년 6월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돼 법인세를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 감면받을 수 있다. 공장, 연구·개발 시설 등 산업용 건축물을 신·증축하는 경우 취득세를 75%, 재산세를 5년간 75% 감면받을 수 있다. 아울러,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이전할 때 받는 보조금 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활성화를 위해 전력·도로·용수·폐수 등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산업 생태계 조성, 규제 개선 등 정부 차원의 지원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새만금 SOC 사업의 진행 상황은.
“새만금개발청은 투자 유치 급증과 대내외 환경 변화 등에 대응해 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도로, 공항, 철도, 항만 등 핵심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만금 지역 간 연결도로는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현재 전 공구 기본 설계가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본 공사에 착공할 예정이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실시설계 중이고,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새만금항 인입철도는 2031년 준공이 목표인데, 올해 말 기본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새만금 신항만은 내년 개항을 목표로 크루즈 접안이 가능한 부두를 포함한 2선석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면 교통 물류의 중심지로서 새만금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민간 투자 유치도 늘어나고, 연관 산업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만금 입주 기업의 근로자를 위한 정책은 있나.
“새만금을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입주 기업 근로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급증하는 기업 입주로 산업단지 근로자들에게 가장 실질적이고 시급한 대중교통 접근성 개선을 위해 작년 4월부터 통근버스를 지원하고 있다. 군산 시내권과 전주·익산 시외권 등 7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안정된 정주 여건 마련을 위해 LH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공공임대주택 79호가량을 입주 기업 근로자 숙소로 공급하고 있다. 작년부터 3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근로자들을 위한 스포츠센터도 만들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지난 30여 년간 새만금을 위한 다양한 경험과 뜻깊은 자리에 함께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누구보다 감회가 남다르다.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인수위 새만금TF 전문위원으로 참여해 산업·관광 용지의 비율을 30%에서 70%로 변경했고, 2010년 8월에는 새만금 방조제가 세계 최장 방조제(33.9㎞)로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순간에도 함께했다. 현 정부의 선대본부 새만금특별위원장과 인수위원회 TF팀 새만금발전기획단장을 역임하면서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 핵심 인프라 구축 등을 국정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청장으로 취임한 후 투자 유치에 중점을 두고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냈고 그 결과 11조2000억원의 민간 투자 유치도 달성했다. 새만금 개발은 단군 이래 최대의 개발 사업이고 앞으로도 새만금개발청이 해야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신성장동력산업과 100년 먹을거리 산업이 융합해서 새만금이 동북아의 경제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