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이사 사장 한수희)은 ‘2025년도 제27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이하 K-BPI)’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한다.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는 KMAC가 지난 1999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브랜드 관리 모델로, 대한민국 소비생활을 대표하는 각 산업의 제품·서비스부터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까지 측정하는 지수(指數)다. 올해는 △소비재 92개 △서비스재 86개 △내구재 54개 △스페셜 이슈 2개 등 총 234개 산업군(群)을 조사했다.

롯데면세점은 K콘텐츠를 활용한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롯데면세점 전경. /롯데면세점 제공

◇브랜드 생존법이 바뀐다! ‘AI’가 곧 브랜드

올해 K-BPI 주요 특징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브랜드 생존법이 바뀌었다. 최근 대한민국 브랜드의 공통적인 현상은 ‘AI(인공지능)’ 기술로 브랜드의 선도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냉장고(삼성 BESPOKE), 에어컨(LG WHISEN) 등 필수 생활가전에 사용자 친화적 AI 기술이 접목된 브랜드들이 소비자 선택을 받았다. 카카오는 오픈AI와 협업하고,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선도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3년 연속 ‘중고거래 플랫폼 부문’ 1위에 선정된 당근은 사진만 올리면 게시글의 제목·제품사양·적정가격을 자동으로 업로드해 주는 AI 포스팅을 도입했다. ‘뷰티플랫폼 부문’에서 7년 연속 정상을 차지한 올리브영은 AI 기술로 맞춤형 상품 구성 및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다.

둘째,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는 새롭게 ‘디지털 관련 산업’ 분야 조사가 이뤄졌다. 주거생활의 편의를 높이는 홈플랫폼 분야에서는 삼성물산 ‘홈닉(Homeniq)’이 처음 선정됐다. 또한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 △모빌리티 ‘카카오T’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UPbit)’ 등도 각각 ‘신규 1위’에 올랐다. 건강 관련 산업에서는 △환자 영양식 ‘뉴케어(대상 웰라이프)’ △여성 유산균 ‘락토핏(생유산균 이브)’이 각각 ‘신규 1위’에 선정됐다. 디지털 시장 개척이 각 브랜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더욱 세분된 시장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LX Z:IN 창호 뷰프레임'은 '베젤리스' 디자인을 도입했다. 사진은 '뷰프레임'이 적용된 거실의 전망. /LX하우시스 제공

셋째, 기존 선두 업체들은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K-BPI 조사에 따르면, 기존의 파워 브랜드들이 시장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소비자들 역시 이 브랜드들을 ‘시장 넘버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가전 부문에서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브랜드 확장 전략을 펼쳐왔으며, 호텔 부문에서는 신라호텔이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고 있다. SK는 정유 산업에서 주유소·엔진오일·자동차 관리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새롭게 론칭한 홈플랫폼 ‘홈닉’을 래미안 및 이외 단지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넷째, ‘넘버원 브랜드’는 위기 속에서 더 빛난다. 올해 조사 결과, 1위 브랜드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소비자 신뢰 또한 1위 브랜드로 더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 ‘역전 산업’은 21개(8.9%)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강력한 브랜드’의 중요성이 뚜렷해진 것이다. 경기 침체 시 소비자들은 ‘잘못된 소비 선택’을 줄이기 위해 이미 검증된 브랜드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에스원은 40여 년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으로 보안·건물관리·SI(시스템 통합) 설루션 등 다양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스원 제공

◇2025 K-BPI 제언: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라”

K-BPI는 1999년 첫 조사를 시작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지표로, 브랜드 진단의 기준 역할을 하고 있다. 2025 K-BPI 강화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K-BPI 데이터를 활용하면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소비자들 응답 데이터를 활용해 브랜드의 시장 내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며, 소비자 충성도와 브랜드 연상 이미지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주요 경쟁 브랜드와 비교를 통해 강점과 약점 또한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둘째, 전문가 의견과 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브랜드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할 수 있다. 학계·업계 전문가의 연구 자료와 인터뷰에서 경영 통찰력을 얻고, 장기 전략 수립에 도움 받을 수도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슈퍼앱 '신한 슈퍼SOL'의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신한금융그룹 전경. /신한금융그룹 제공

셋째, 온라인 소비자 의견을 면밀히 관찰해 변화하는 트렌드를 실시간 반영할 수 있다. K-BPI 데이터 중심으로 다양한 트렌드를 분석하면 온·오프라인 소비자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고, 시장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각 브랜드들이 어떻게 소비자들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는지 파악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까지 마련할 수 있다.

이기동 KMAC 사업가치진단본부장은 “올해 조사 결과는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1위 브랜드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브랜드 양극화 또한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소비자 중심의 실질적 가치 제공과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브랜드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K-BPI 어떻게 조사했나?]

올해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는 지난해 10월 초부터 지난 1월 중순까지 3개월 넘게 진행됐다. 서울특별시와 6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울산·대전·인천)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만 60세 미만 남녀 소비자 1만2800명을 ‘일대일 개별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조사 지역과 대상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인구 비례에 따라 배분했다. 조사는 각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 △회원 가입자 수 △판매량 등과 상관없이, 각 산업 내 모든 브랜드를 조사했다.

K-BPI 총점은 각 산업 내 인지된 모든 브랜드를 조사 대상으로 삼아 브랜드 ‘인지도’와 ‘로열티’를 바탕으로 1000점 만점 기준으로 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