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국 시장 진출 20년을 맞은 미니(MINI)가 지난 13일 전기차 3종을 동시에 출시했다. 미니의 전기차 국내 출시는 2022년 브랜드 첫 전기차 ‘미니 일렉트릭’을 내놓은 지 3년 만이다. 업계에선 미니 브랜드의 본격적인 전기차 전환을 알리는 출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 차종 모두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300km를 웃돈다. 앞서 나온 미니 일렉트릭(159km) 대비 주행 거리가 두 배 가까이로 늘면서, 도심 출퇴근뿐 아니라 장거리 여행도 가능해졌다. 실내·외 디자인은 미니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간결하고 첨단화하는 최신 전기차의 특성들을 반영했다. 미니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에도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와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고객들에게 순수 전기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기차 3종 동시 출격
‘더 뉴 올-일렉트릭 미니 에이스맨’은 오직 전기차로만 출시되는 첫 모델이다. 이번에 출시된 3종 중에서 크기는 중간이다. 차 길이는 4085㎜로 ‘더 뉴 올-일렉트릭 미니 쿠퍼’(3865㎜)보다 길고, ‘더 뉴 올-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4445㎜) 대비 짧다. 에이스맨은 상대적으로 디자인 측면에서 기존 미니에 없던 요소가 두드러진다. 전면부에는 기존에 없던 다각형 디자인의 헤드라이트, 하단에는 세로선을 생략한 팔각형 그릴을 적용했다.
전기차 쿠퍼와 컨트리맨은 각각 미니 고유의 정체성을 강조하면서도, 전반적으로 디자인을 매끈하고 간결하게 다듬었다. 문 손잡이로 사람이 문을 열기 위해 다가설 때만 튀어나오는 ‘플러시 타입’을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면부에는 미니를 상징하는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팔각형 그릴이 있고, 뒤쪽에는 영국 국기인 ‘유니언 잭’을 형상화한 고유의 후미등 디자인을 유지했다.
세 차종 모두 실내는 최신 미니에서 강조되는 첨단화 요소가 돋보인다. 대시보드 중앙에 삼성 디스플레이가 협업해 선보인 지름 240㎜ 원형 OLED를 탑재했다. 계기판, 실내 공조 제어뿐 아니라 게임·비디오 스트리밍 등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이 디스플레이에서 쓸 수 있다. 티맵 기반 내비게이션도 탑재했다.
셋 중 배터리 용량이 가장 큰 컨트리맨(66.5kWh)은 주행 가능 거리가 349km(클래식 트림 기준)로 가장 길다. 쿠퍼(클래식 트림 기준)와 에이스맨은 주행 가능 거리가 312km다. 컨트리맨은 가격이 5670만원부터 시작하고, 쿠퍼와 에이스맨의 시작 가격은 각각 5250만원과 4970만원이다.
◇전기차 브랜드로 본격 변화
그동안 미니는 소형차가 ‘가격이 저렴한 차’라는 인식을 넘어 ‘개성 있는 차’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5년 한국 시장 진출 첫해에는 판매량이 761대에 그쳤지만, 2019년에는 처음 연간 판매량 1만대 벽을 넘었다. 작년까지 누적 약 13만대를 국내에 판매했다.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꾸준히 늘리며 프리미엄 자동차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소형차 시장의 규모를 키워 왔다.
미니 브랜드 특유의 ‘고카트 필링(go-kart feeling)’과 가속 성능이 좋은 전기차의 특성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이다. 경주용으로 주로 쓰이는 고카트(go-kart)는 바퀴와 금속 뼈대로 이뤄진 자동차 프레임 위에 좌석을 얹은 1인용 자동차를 가리킨다. 미니는 그동안 조금만 조작해도 차가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른바 차를 운전하는 재미라는 ‘고카트 필링’을 강조해 왔다. 미니 관계자는 “미니는 BMW 그룹에서 가장 먼저 전동화의 미래를 맞이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재미를 혁신한다(THE NEW EXCITEMENT)는 방향성과 함께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여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