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산책로가 초대형 미디어아트 갤러리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송파구는 최근 석촌호수 잠실호수교 하부 공간에 ‘호수교갤러리(Lake Bridge Gallery)’를 조성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석촌호수를 호수와 벚꽃에 더해 문화예술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는 설명이다.
호수교갤러리(Lake Bridge Gallery)는 동·서호를 잇는 잠실호수교 하부 산책로에 설치된 길이 33미터, 높이 4미터의 초광각(超廣角) 미디어파사드(미디어(media)와 건물 외벽을 뜻하는 파사드(facade)의 합성어로, 건물 외벽에 다양한 영상을 투사하는 것) 공간이다. 기존의 어둡고 낙후된 굴다리 산책로는 몰입형 공공미술 전시장으로 거듭났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예술성과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6개의 영상작품이 순환 상영된다. 영상에는 재즈와 클래식 음악이 어우러져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한다.
대표작인 ‘사랑해 호수교’는 프랑스 ‘사랑해 벽(Wall of Love)’ 작가와 협업해 제작한 반응형 콘텐츠다. 300개 언어로 표현된 손글씨 ‘사랑해’ 문구가 갤러리 벽면을 수놓는다. 관객의 손짓에 따라 다양한 사랑의 메시지가 등장하고, 파리에 온 듯한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인터랙티브 기능도 갖췄다.
‘호수의 사계’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변하는 석촌호수의 아름다운 정경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비, 눈, 흐림, 맑음 등 네 가지 풍경과 함께 ‘하하호호’ 캐릭터의 평화로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기상청 API와 연동해 현재 기온, 미세먼지 등 실시간 정보도 제공한다.
이외에도 리히텐슈타인을 오마주한 점묘화 스타일로 다양한 눈의 표정을 담은 ‘행복한 시선’, 유럽 대형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크로스갤러리’, 송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서양화로 표현한 ‘송파의 시간’, 송파구의 야경을 생동감 있는 빛으로 표현한 ‘빛의 송파’ 등 개성 넘치는 콘텐츠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호수교갤러리는 송파구의 민선 8기 공약사업인 ‘송파대로 명품거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023년부터 추진됐다. 구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와 사진작가가 참여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다. 갤러리 일부는 향후 지역 청년 작가와 유명 작가의 전시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송파구는 이달 중 석촌호수에 상설 미디어아트 시설물인 ‘더 스피어’를 완공한다. 더 스피어는 지름 7m의 구(球) 형태로 제작된 LED 디스플레이다. 실외에서도 선명한 밝기와 4K 해상도를 갖췄다. 구는 석촌호수의 사계절, 송파산대놀이, 88서울 올림픽 상징물 등 지역 정체성을 최신 멀티미디어로 재해석해 공개할 계획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올 봄,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석촌호수를 즐기시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