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1실을 갖춘 리조트와 컨벤션 시설 등이 들어서는 전북 고창 종합 테마파크 조감도. 모나용평㈜은 3500억원을 투입해 고창군 심원면 만돌리 일대 6만6115㎡(약 2만평)에 고창 종합 테마파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고창군 제공

전북 고창군이 해양 관광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2년 연속 고창 해안 일대에 대규모 관광 투자를 이끌어내면서다. 군은 2만평에 이르는 서해 염전 부지에 3500억원 규모의 대형 리조트를 유치한 데 이어 명사십리 해수욕장 일대에 3000억원 규모의 휴양·레저 시설 투자를 유치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17일 “6500억원 투자로 관광 단지가 조성되면 고창이 해양 관광 도시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광객 유치는 물론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6500억원 관광단지 투자 유치

고창군은 지난해 7월 국내 기업 4곳과 명사십리 해양 관광지 조성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고창군 상하면과 해리면에 걸쳐 있는 명사십리 해변은 길이 8.5㎞의 직선형 해안으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협약을 맺은 기업은 LIG시스템, P&K INC, 영풍제약, 서울경제TV다. 이 기업들은 2030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고창 명사십리 일대에 리조트와 숙박, 스포츠, 휴양·레저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고창군은 현재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관광지 지정과 조성 계획 용역을 추진해 2026년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고창군은 지난 2023년엔 대형 관광 개발 사업을 위해 모나용평㈜과 실시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을 통해 모나용평은 3500억원을 투입해 고창군 심원면 만돌리 일대 6만6115㎡(약 2만평)에 ‘고창 종합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고창 종합 테마파크에는 471실을 갖춘 리조트와 컨벤션 시설 등이 들어선다. 조만간 계획 설계 및 인허가 승인, 교통영향평가 등 사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공사를 시작해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창군은 종합 테마파크 조성으로 600여 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관광 인프라와 상권이 형성돼 경제적 파급 효과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덕섭 군수는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마련하고, 프리미엄 쇼핑 시설과 호텔을 지어 고창을 최고의 해양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함께 즐기는 해양 관광

대규모 투자를 결심한 기업들은 고창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라는 점에 주목했다. 고창은 행정구역 전 지역(671.52㎢)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청정 지역이다. 2000년 죽림리 일대 고인돌 447기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데 이어 판소리(2003년)와 농악(2014년)이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고창 갯벌은 2021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고, 2023년엔 고창 병바위 등 지역 명소 13곳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 동학농민혁명 무장포고문까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서 고창은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의 보물 7개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유산 가운데 고창 갯벌은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고창군과 부안군 사이에 있는 내만형(內灣形·육지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지형) 갯벌로 모래 갯벌, 펄 갯벌, 혼합 갯벌 등 다양한 퇴적 형태로 이뤄졌다. 이런 갯벌은 전 세계적으로 희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창 갯벌 면적은 64.66㎢로 여의도 면적(2.9㎢)의 22배이다. 물이 가장 많이 빠졌을 때 땅과 물이 만나는 지점을 기준으로 최대 폭 6㎞의 갯벌이 드러난다. 걸어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로 갯벌을 탐방하는 데 최적의 관광지다.

◇노을대교 완공해 접근성 높인다

고창군은 노을대교가 완공되면 접근성이 크게 개선돼 관광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노을대교는 고창군 해리면 동호리와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를 연결할 전체 7.48㎞ 길이의 다리다. 완공 땐 부안에서 고창까지 62.5㎞를 우회해야 했던 이동 거리가 단 7㎞로 줄어든다. 다리가 놓이면 기존 70분 넘게 걸리던 거리를 10분이면 오갈 수 있게 된다.

노을대교는 대한민국 해안 관광 도로인 ‘Korea777(KR777)’ 위에 건설된다. KR777은 경기·충남·전북·전남을 잇는 서해안 관광 도로로 국도 77호선과 동해안 관광 도로인 7호선을 연결한다. 한반도 바다 전체를 여행할 수 있는 통합 해안 도로로 불린다. 심덕섭 군수는 “현재 노을대교 건립에 따른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는 서해안권 종합관광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노을대교가 완공되면 고창 관광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