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대구 달성군 화원읍 설화명곡역 임시공영주차장 일원에서 열린 대구시편입·지방자치 30주년 기념 문화행사에서 추경호 국회의원(왼쪽), 홍준표 전 대구시장(가운데), 최재훈 달성군수가 아이들과 함께 기념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1995년 3월 대구시로 편입된 달성군은 과거 30년 동안 발전을 거듭해 인구수는 2배, 예산은 10배이상 커졌다. /달성군 제공

달성군이 대구시에 편입된 지 올해로 30년이 됐다. 그동안 달성군 인구는 2배 이상, 예산은 10배 이상 늘었다. 평균 연령은 43.1세로, 대구시는 물론 전국 82개 군 단위 지자체 중 가장 젊은 도시가 됐다. 체격은 커졌고, 체력도 좋아진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달성군은 대구 미래 100년을 이끌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뒤늦게 대구시에 합류했지만, 30년 만에 대구시의 중심에서 역동하는 젊은 지자체가 된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인구 2배, 예산 10배로 성장

1914년 부·군·면 통폐합에 따라 대구군(大邱郡) 외곽지와 현풍군을 통합해 신설된 달성군은 1995년 3월 1일 지역 전체가 대구시로 편입됐다. 이전까지는 경북도 관할이었다.

편입 당시 11만 2800여 명(3만 5800여 세대)에 불과했던 인구는 올해 3월 기준 26만 4000여 명(11만 3700여 세대)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예산 규모는 10배 이상 커졌다. 같은 기간 722억원이던 예산은 9568억원(2025년 본예산 기준)으로 늘었다. 1읍 8면이던 행정구역은 6읍 3면으로 바뀌었고, 달성군 청사도 2005년 남구 대명동에서 달성군 논공읍으로 신축 이전했다.

편입 당시인 1995년 4곳뿐이던 달성군 내 산업단지는 8곳으로 늘었다. 이 중에는 2016년 대구 최초로 준공한 국가산업단지(달성군 구지면)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2023년 3월에는 달성군 화원, 옥포읍 일원이 대구 지역 두 번째 국가산단인 ‘대구 미래 스마트기술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됐다. 대구시는 1995년 달성군 위천리 일대를 국가산단으로 지정해줄 것을 중앙정부에 요청했지만, 낙동강 수질 오염을 우려한 일부 지역의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이런 탓에 당시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국가산단을 가지지 못한 곳이 대구였다. 그러다 달성군이 국가산단 없던 대구시의 한을 풀어냈고, 2023년에는 또 하나의 국가산단까지 품게 됐다. 대구 지역에 있는 국가산단 모두가 달성군에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산업단지가 늘면서 입주 기업도 덩달아 증가했다. 현재 달성군 내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체는 1100여 곳이며, 달성군 내 종업원 100인 이상 업체도 74곳에 이른다. 기업체 중에는 지난해 기준 시가총액 약 2조 9000억원의 2차전지 양극재 생산 업체 ‘엘앤에프’, 인쇄회로기판(PCB) 등을 생산하는 ‘이수페타시스’, 우크라이나 등 해외 시장까지 개척 중인 농기계 생산 업체 ‘대동’ 등이 있다. 2022년에는 쿠팡 대구3물류센터가 대구국가산단에 자리 잡았다. 이 센터는 국내에서 가장 큰 단일 물류센터로, 연면적 33만㎡ 규모다. 축구장 46개 넓이와 맞먹는다. 물 산업 기업 육성과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이 이뤄지는 한국환경공단 국가물산업클러스터도 대구국가산단에 있다.

과거 남구 대명동에 있던 달성군청사.
2005년 달성군 논공읍 금포리 신축이전한 현재 달성군청사.

◇달성, 대구 미래 100년을 이끈다

달성군은 발전을 이어온 지난 30년을 디딤돌로 삼아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사람’이다.

달성군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전국 군(郡) 단위 출생아 수 1위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달성군의 출생아 수는 1700명으로 전국 82개 군 단위 지자체 중 가장 많았다. 달성군에 이어 둘째를 기록한 울주군(1100명)과 기장군(900명)과 큰 차이를 보인 1위였다.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도 1.05명으로 전국 평균(0.75명)을 크게 웃돌았다. 별다른 천연자원 없이 선진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을 만든 힘의 원천은 인적자원. ‘사람’이었다. 군 단위에서 9년 연속 출생아 수 1위를 기록했다는 건 대구 미래 100년을 이끌고 나갈 에너지가 계속해서 쌓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배경에는 달성군이 추진한 세심한 출산, 보육정책이 깔려 있다. 달성군은 2023년 전국 지자체 최초 어린이집 영어교사 전담 배치 사업, 대구시 구·군 최초 365일 24시간제 어린이집 운영 등을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어린이집 무상 보육 지원을 확대해 국공립, 민간, 가정 등 모든 어린이집의 24개월 이상 원아 4500여 명의 특별활동비를 군에서 전액 지급하고 있다.

젊은 사람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는 양질의 일자리다.

2030년 준공 목표인 대구 미래 스마트기술 국가산단(제2국가산단)의 경우 관내·외의 중견기업과 입주 협약을 통한 기업 수요 확보, 그리고 개발제한구역 등 토지이용규제에 대한 관계 부처 협의가 이미 완료됐다. 이런 덕분에 행정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달성군은 기대하고 있다. 계획대로 완공될 경우 달성군 내 양질의 일자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달성군은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 예타 통과, 모빌리티 모터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정 등 주요 국책사업에도 잇따라 선정됐다. 여기에 구지면 대구국가산단이 대구시 기회발전특구에 포함되면서 입주기업들은 세제·금융·규제특례 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구 북구에 있던 농수산물도매시장도 오는 2032년 달성군 하빈면으로 이전하게 된다. 달성군 관계자는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사업은 올해 국토교통부 주관 지역전략사업에 선정돼 하빈면 일대 그린벨트 해제도 속도를 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중교통편 확장 등 지역 발전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달성군이 대구시에 제안한 월배·안심차량기지 달성군 통합 이전안은 지난해 10월 확정됐다. 차량기지 이전과 함께 도시철도 1호선을 옥포읍까지 연장하고, 달성군에 지하철 역사 2곳을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2005년 대구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하며 다사읍 문양역, 다사역, 대실역이, 2016년에는 대구도시철도 1호선 서편 연장 구간 2.62㎞가 개통하면서 화원역과 설화명곡역이 새롭게 만들어진 데 이어 달성군 내 지하철 역사가 더 추가되는 것이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구산업선도 서대구역에서 구지면 대구국가산단까지 이어져 달성군 지역 교통 인프라는 더 확충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산업선과 제2국가산단 개발이 마무리되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증가로 인한 인구 유입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달성군은 기대하고 있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지역 발전에 대한 군민들의 염원과 달성군의 잠재력을 알아본 대구시 등 관계 기관의 협조가 없었다면 달성군의 빛나는 30년 발자취는 없었을 것”이라며 “대구의 미래 100년을 이끌어갈 첨단 산업과 함께 진정한 의미의 ‘군민이 빛나는 달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교육, 문화, 복지 등 전 분야의 고른 발전을 이루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