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외야수 이정후(24)가 2022 KBO(한국야구위원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정후는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MVP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지역 언론사 소속 취재기자 등이 지난달 16일 실시한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104표)를 얻었다. 이대호(롯데)가 2표, 안우진(키움)이 1표를 받았다.
이정후는 수상 소감에서 “어머니께서 저를 묵묵히 지켜봐 주시고 또 저와 아버지를 뒷바라지하느라 고생이 많으셨는데, MVP를 타면서 어머니께 자그마한 효도를 한 것 같아 기쁘다”며 “휘문고 친구들에게도 고맙고 감사할 사람이 너무 많다”고 했다.
이정후는 “항상 아버지(이종범 LG 코치) 아들로 살아왔는데, 오늘을 계기로 제 야구 인생은 제가 잘 살고 아버지는 아버지, 어머니는 어머니의 인생을 잘 사셨으면 좋겠다”며 “어머니는 제가 항상 옆에서 지켜 드리겠다”고 말했다.
내년 초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LG 고우석과 동생을 향해선 “너희가 알아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며 농담을 던졌다.
그는 107표 중 3표가 모자란 104표를 받아 만장일치를 놓친 것에 대해선 “전혀 아쉽지 않다. 제게 투표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정후는 올해 프로야구 타격 5관왕에 올랐다. 타율(0.349)·안타(193개)·타점(113점)·장타율(0.575)·출루율(0.421)에서 1위를 차지했다. 타격 5관왕은 KBO 리그 40년 역사상 두 번째 기록이다. 2010년 이대호의 타격 7관왕 석권 이후 12년 만에 나왔다.
공교롭게도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52) LG 코치도 지금의 이정후와 같은 24세 나이에 시즌 MVP를 수상했다. 이종범 코치는 해태(현 KIA)에서 활약한 1994년 타율(0.393)·안타(196개)·득점(113점)·출루율(0.452)·도루(84개) 선두에 오르며 MVP를 거머쥐었다.
부자(父子) MVP가 탄생한 것은 국내 프로야구 최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부자 타격왕 기록을 세웠던 이정후는 올 시즌에도 아버지와 관련된 진기록을 탄생시켰다.
국내 선수가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것은 2018년 김재환(두산) 이후 4년 만이다. 키움에서 MVP가 나온 것은 2014년 당시 넥센(현 키움)에서 뛰었던 서건창(LG) 이후 8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