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대표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2일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일본과 호주의 경기에서 3점 홈런을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야구 간판스타 오타니 쇼헤이(28 ·LA에인절스)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첫 홈런을 터뜨린 가운데, 이 공을 주운 여대생의 행동이 화제다. 다른 관객들도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자신의 공을 흔쾌히 건넨 것이다.

오타니는 지난 12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4차전에서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오타니의 이번 대회 첫 홈런으로 비거리는 120m,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182㎞로 측정됐다. 이 타구는 오타니의 얼굴이 등장하는 초대형 광고판을 맞히고 관중석으로 떨어졌다.

슈퍼스타의 홈런만큼이나 눈길을 끈 건 홈런볼 주인공의 행동이었다. 한 여대생이 주변 관중에게 자신이 잡은 공을 돌리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힌 것이다. 영상을 보면 관객들은 오타니의 홈런볼을 만지고 휴대전화로 기념 사진을 찍은 뒤 옆 사람에게 차례로 건네고 있다.

일본 관중이 오타니 쇼헤이의 첫 홈런볼을 공유하며 사진찍고 있다. 이 공은 처음 공을 잡았던 주인에게 무사히 되돌아갔다./ MLB닷컴

WBC 중계방송사인 미국 폭스스포츠 해설위원은 “이 장면을 보고 놀랐다. 관객들이 정중하고 차분하게 홈런 공을 돌려가면서 사진을 찍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여대생이 주변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며 배려한 것이라고 한다. 다행히 홈런볼은 강탈 사고 없이 원래 주인에게 되돌아갔다.

오타니의 홈런공을 잡은 행운의 주인공은 후쿠시마현 출신 대학교 2학년생 아카츠 유나(20)로 알려졌다. 그는 광고판에 맞고 발밑으로 굴러온 공을 맨손으로 잡았다고 한다. 유나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타니의 공을 잡는 데 평생의 운을 다 사용했다”며 “이 공을 방에 소중히 장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트위터에서 300만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전 세계 네티즌들은 “놀라운 배려다” “이것이 일본 야구를 사랑하는 이유” “이날 경기에서 최고의 장면이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본은 이날 호주를 7대1로 이기면서 WBC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