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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라고 말한 그 친구도 자기만에 고충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4단독(정금영 부장판사)은 31일 특수폭행, 강요, 공갈 혐의로 기소된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영하는 지난 2021년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였다.인터넷 커뮤니티에 선린인터넷고 야구부 시절 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전기 파리채에 손가락을 넣는 가혹 행위를 했고, 자취방으로 불러 개인적인 심부름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만 전지 훈련 당시 라면 갈취,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노래와 율동을 시켰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공판이 열린 가운데 치열한 진실 공방전이 펼쳐졌다. 그러나 조 모씨가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시점에 이영하는 청소년 대표팀 훈련을 위해 합숙 훈련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울러 자취방에서 일어난 행위 역시 퇴거 이후 시점으로 나왔다.

검사 측은 징역 2년 구형을 했지만, 1심에서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의 진술이 객관적인 증거나 다른 증인과의 진술과 배치되는 부분이 많았다는 이유였다.

이영하는 무죄 선고 이후 "작년 시즌 못 나오면서 팀에 되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빨리 복귀하려면 재판에 성실히 임해야하고, 이렇게 사실을 잘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오늘 잘 이뤄졌다. 몸도 잘 만들어놓은 상태라서 팀이 불러주시면 언제든지 가서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늘부터 운동 또 열심히 하면서 기다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몸 상태는 좋다. 꾸준히 개인 훈련을 했고, 라이브 피칭에서 최고 148㎞의 공을 던졌다.

이영하는 "경기를 못 나가니까 운동하면서 그 동안 고치지 못한 것들을 중점적으로 많이 고쳤다. 2군 코치님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주변에 믿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잘 준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올해 선수 계약을 하지 못하는 등 피해가 있었지만, 피해자라고 밝힌 조 모씨를 무고로 맞고소할 생각은 접었다. 그는 "피해자라고 하는 친구가 자기만의 고충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 또한 당시 투수조장으로서 그런 부분을 더 케어해주지 못했다.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 때는 후배이자 좋은 동생이었다. 딱히 (맞고소)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무죄가 선고되면서 이영하는 31일 오후 1억 2000만원에 계약을 했다. 지난해보다 4000만원 삭감된 금액이다.

힘겨운 시기였지만, '학폭 논란'은 이영하에게 많은 교훈을 줬다. 이영하는 "그동안 학교폭력 이슈가 많았다. 그런 문제를 보면서 없어져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일방적인 폭력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안 좋은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 이번을 계기로 나 또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어떻게 더 모범을 보이면서 살아야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이영하는 "끝까지 믿어주시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와서 이야기해주신 분들도 있었다. 팀 동료들에게도 되게 고맙다. 이런 일이 있으면 편견을 갖고 보기 마련인데 그런 편견 없이 믿어줬다. 나로서는 힘을 얻는 부분이 많았다. 사장님, 단장님도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고마운 마음을 말했다.공덕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