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김혜성(25·키움)의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MLB(미 프로야구) 홈페이지는 김혜성에 대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이 미국 동부 시각으로 수요일 정오(한국 시각 5일 오전 2시)에 공시된다고 4일 전했다.

김혜성은 5일 오후 10시부터 내년 1월 4일 오전 7시까지 한 달 동안 메이저리그 30구단과 입단 협상을 할 수 있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김혜성은 2014년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2015년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2022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2023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어 키움 출신 다섯 번째 메이저리거가 된다.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키움의 경기, 6회말 키움 김혜성이 안타를 치고 있다. 김혜성은 이 안타로 4시즌 연속 150안타 기록을 달성했다./스포츠 조선

김혜성은 올해 초 구단 측에 미국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동의를 얻었다. 지난 6월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에이전시인 CAA와 손을 잡았다. MLB 사무국은 지난 10월 말 KBO(한국야구위원회)에 김혜성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김혜성은 지난달 29일 미국 LA로 떠나 CAA가 마련한 훈련장에서 몸을 만들며 포스팅을 준비해 왔다.

그는 2017년 넥센(현 키움)에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지명받았다. 2024시즌까지 953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304(37홈런 386타점 211도루)를 기록했다. 올해는 타율 0.326(11홈런 75타점 30도루)으로 활약했다. 타격이 정교하고, 빠른 발과 내야 수비 능력을 갖춰 지난 수년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25세라는 젊은 나이도 강점이다. 김혜성은 작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렸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며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올해 연봉은 6억5000만원이었다.

MLB 닷컴은 김혜성의 통산 성적과 함께 그가 유격수로 한 번, 2루수로 두 번 골든 글러브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미국 매체들은 김혜성에게 관심을 가질 구단으로 시애틀 매리너스를 꼽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 LA 에인절스 등도 거론되고 있다. 현지에선 김혜성의 가치를 3년 2400만달러(약 339억원) 정도로 예상한다. 김혜성은 지난달 KBO 시상식에서 “포스팅 제안을 하는 팀 중에서 내가 많이 뛸 수 있는 곳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26일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 2루수부문 수비상 키움 김혜성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스포츠 조선

MLB 구단이 포스팅을 통해 한국 선수를 영입하면 계약 규모에 따라 선수의 원 소속 구단에 이적료 형식의 돈을 줘야 한다. 계약 금액이 2500만달러 이하일 경우 해당 금액의 20%다. 2500만달러가 넘고 5000만달러 이하면 500만달러에, 2500만달러 초과분의 17.5%가 추가된다. 계약액이 5000만달러를 넘으면 937만5000달러에, 5000만달러 초과분의 15%를 더한 액수가 이적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