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에이스 원태인(25)에 대해 “지난 시즌 원태인은 정말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꾸준함과 투혼으로 팀의 중심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며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삼성은 지난 시즌 예상을 뒤엎고 정규 리그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그 중심에는 에이스 원태인이 있었다. 지난 시즌 원태인은 28경기에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 퀄리티 스타트 13회를 기록하며 삼성 마운드의 핵심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KIA 벽을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원태인은 5이닝 동안 66구를 던지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지만, 우천으로 일시 중단되면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틀 뒤 재개된 경기에서 삼성은 KIA에 1대5로 역전패를 당했고, 원태인의 아쉬움도 컸다. 이후 1승 2패로 뒤진 상황에서 4차전 선발로 등판했지만 패배했고, 그 과정에서 어깨 부상까지 당했다. 원태인은 “상대의 우승 장면을 지켜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나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 큰 동기 부여가 됐다. 독기가 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친 원태인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더욱 구체적 목표를 설정했다. 퀄리티 스타트 17회 이상, 150이닝 소화, 두 자릿수 승리. 그는 “선발투수로서 팀에 기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다치지 않고 꾸준히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라며 “올해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제 역할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 스프링캠프 분위기도 예년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 시즌 예상을 뒤엎고 준우승을 차지하며 선수단 전체가 자신감을 얻었다. 원태인은 “지난해 캠프에서는 연습 경기 성적이 좋지 않았고, 시즌 초반에도 연패가 길어지면서 선수들이 위축됐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위닝 멘털리티’가 확실히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이 나를 넘어설 목표를 세우고 1선발, 2선발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면 한다”며 후배들에게 강한 도전 정신을 주문했다.
올 시즌 후 원태인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해외 진출을 도모할 수 있다. 한 시즌을 더 치르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까지 얻는다. MLB 진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서울 시리즈를 통해 내 체인지업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도전 의지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삼성과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 더 성장해 최고 수준의 투수가 됐을 때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시즌 연봉은 6억3000만원. 지난 시즌에 비해 2억원(47%) 인상됐다. 연봉이 오르며 책임감도 더욱 커졌다. 그는 “연봉은 단순한 월급이 아니라 구단이 내게 거는 기대치다. 이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고 했다.
“건강한 원태인은 언제나 그랬듯 꾸준한 활약을 보장합니다. 과한 의욕보다는 부상 없이 꾸준히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좋은 성적이 따라올 겁니다.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 무리하지 않고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팀의 버팀목으로서 제 역할을 하겠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올해는 꼭 우승으로 보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