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디펜딩 챔피언 KIA가 22일 열린 KBO리그 2025시즌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MVP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조기 교체되는 악재 속에 ‘레전드 해결사’ 최형우의 짜릿한 역전 2타점 2루타를 앞세워 NC에 재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첫 승을 올렸다.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KIA의 개막전에서 8회말 1사 만루 KIA 최형우가 역전 2타점 2루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KIA는 이날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NC에 9대2로 승리했다. KIA는 경기 초반 MVP 김도영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도영은 3회말 1사에서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윤도현과 교체됐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은 결과 햄스트링이 손상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즌 전부터 부상 예방에 만전을 기했던 KIA로서는 최악의 악재가 터진 것. 김도영은 당분간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김도영의 부상을 뒤로하고 KIA는 2회말 2사에 김선빈과 이우성, 김태군이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선취점을 뽑아냈다.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KIA는 네일이 내려간 6회 NC에 역전을 허용했다. NC는 김주원이 안타로 출루한 뒤 연속 볼넷이 나오며 1사 만루가 되자 박건우가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끌려가던 KIA는 8회 기어코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해결사는 ‘레전드’ 최형우였다. 8회말 1사 1, 2루에서 나성범이 동점 적시타를 때려낸 뒤 외인 타자 위즈덤이 볼넷을 골라내며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 선 최형우는 NC 불펜 김재열을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역전 2루타를 터트려 홈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기세를 탄 KIA는 김선빈의 2타점 적시타에 한준수의 3점 홈런이 연이어 터지면서 8회에만 8점을 몰아내 9대2 짜릿한 재역전승으로 개막전에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22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 리그 개막전 NC다이노스 대 KIA타이거즈의 경기에서 3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친 KIA 김도영이 왼쪽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덕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뉴시스

지난 시즌 준우승팀 삼성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맹타를 휘두른 주장 구자욱을 필두로 키움을 난타하며 13대5 8점 차 대승을 거뒀다. 기세는 키움이 먼저 올렸다. 1회부터 삼성 선발 후라도를 상대로 루벤 카디네스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아낸 뒤 1-1로 맞선 2회 무서운 신인 타자 여동욱이 후라도를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트리는 기염을 토했다. 2018시즌 KT 강백호가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이후 7년 만에 나온 데뷔 첫 타석 홈런이다.

1-2로 뒤진 삼성은 2회말 곧바로 대량 득점을 내며 전세를 뒤집었다. 김헌곤이 키움 선발 로젠버그를 상대로 동점 솔로포를 터트린 뒤 구자욱과 강민호의 연속 적시타로 5-2 3점 차로 역전했다. 구자욱은 4회 또다시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로젠버그를 강판시켰고, 이후 삼성 타선은 연속 안타를 몰아치며 10대2로 승기를 잡았다.

구자욱의 방망이가 멈추지 않았다. 5회 좌월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이날 4타수 3안타 4타점 3득점 1볼넷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은 7회 야시엘 푸이그의 투런 홈런과 8회 1점을 더했지만 삼성을 더 추격하지 못했다.

경기 초반 다소 불안했던 후라도는 이날 6이닝 8피안타 2실점 1사사구 5탈삼진으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이날 삼성은 강민호와 디아즈, 박병호가 2타점을 기록하며 개막전서 기세를 올렸다. 키움 선발 로젠버그는 시범경기에서 보였던 불안한 모습이 개막전에서도 이어지며 3이닝 8피안타 8실점 4볼넷 4탈삼진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2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KBO리그 개막전 롯데 자이언츠 대 LG 트윈스의 경기, 6회초 LG 선발 치리노스가 역투하고 있다./뉴시스

올 시즌 왕좌 탈환을 노리는 LG는 잠실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롯데를 12대2로 대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LG는 새로운 외인 에이스 치리노스가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봉쇄하는 가운데 경기 초반부터 롯데 선발 반즈를 난타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1회말 김현수와 오스틴의 연속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아내더니 문보경이 2점 홈런을 터트리며 단번에 3점을 냈다. 문보경은 2025시즌 첫 홈런을 기록했다. LG는 3회에도 흔들리는 반즈를 상대로 볼넷 밀어내기와 폭투, 홍창기의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7-0까지 달아났다.

롯데는 4회 제구가 흔들리는 치리노스를 상대로 손호영이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2점을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LG 타선은 경기 후반 롯데의 불펜 추격조를 상대로 5점을 추가로 뽑아내며 12대2 10점 차 대승을 장식했다.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T의 개막전. 7회초 2사 2루 심우준이 역전 1타점 2루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정재근 스포츠조선 기자

한화는 KT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역전 2루타를 터트린 심우준과 노시환의 결승 홈런을 앞세워 1점 차 신승을 거두며 5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양 팀의 경기는 역시 팽팽한 투수전으로 펼쳐졌다. 한화 선발 폰세가 1회와 2회 1점씩 내주는 등 7피안타로 다소 불안했지만 5이닝을 4탈삼진 2실점으로 버텼다. KT는 선발 헤이수스도 6이닝 2피안타 1실점 7탈삼진으로 호투하며 이날 승리 투수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7회초 한화가 전세를 뒤집었다. 선두 타자 채은성이 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 이원석이 들어온 데 이어 대타로 들어온 황영묵이 2-2 동점을 만드는 2루타를 터트렸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KT에서 한화로 이적한 심우준이 역전 2루타를 터트리며 3-2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8회초에는 한화 노시환이 KT 불펜 원상현을 상대로 중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4-2 2점 차를 만들었다. KT는 9회말 한화 마무리 주현상을 상대로 김상수가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1점 차를 만든 뒤 강백호의 안타가 터지며 역전 찬스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무사 1루에서 강백호의 도루 실패와 로하스의 삼진으로 순식간에 2아웃이 되며 결국 경기를 내줬다.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개막전 SSG와 두산의 경기에서 8회말 역전 결승 투런홈런을 날린 SSG 오태곤이 홈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환호하고 있다./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SSG는 문학 구장에서 열린 홈 개막전에서 두산과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끝에 대타 오태곤의 2점 역전 홈런으로 두산에 짜릿한 1점 차 역전승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두산은 미국 메이저리그 현역 출신 선발 콜 어빈, SSG는 지난 시즌 외인 에이스 드류 앤더슨을 내세웠다. 투수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경기 초반부터 타격전이 펼쳐졌다. 2회말 두산 콜 어빈이 두 타자 연속 사구를 던진 뒤 적시타와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3점을 먼저 내줬다.

두산 타선은 3회에 앤더슨을 상대로 1점을 만회한 뒤 4회에 박준영의 적시타에 이어 롯데에서 트레이드로 넘어온 김민석이 2타점 3루타를 터트리며 4-3으로 기어코 전세를 뒤집었다. SSG가 5회 동점을 만들자 두산은 6회 다시 김재환의 적시타로 5-4로 앞서나갔다.

이후 양 팀 불펜의 호투로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했지만 8회말 SSG 대타 오태곤이 경기를 단박에 뒤집었다. 8회말 1사 1루에서 하재훈 대신 대타로 타석에 선 오태곤은 두산 불펜 이영하의 직구를 그대로 당겨 올려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터트렸다. 6-5로 경기를 뒤집은 SSG는 철벽 마무리 조병현이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극적인 개막전의 승리 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