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르다”.

KIA타이거즈에 KBO 간판 해결사가 보증하는 루키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18살 신인 외야수 박재현이다.신인지명 3라운드에서 낙점을 받았다. 2군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지만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더니 시범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당당히 2025 프로야구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넣었다.

이범호 감독은 스피드에 주목했다. 평범한 내야 땅볼을 안타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시범경기에서 거침없이 도루에 성공하더니 상대가 빈틈을 보이면 여지없아 다음 베이스를 파고드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4할대의 타율까지 자랑했다. 외야수 경력이 미천한데도 중견수 수비 능력도 보여주었다.

이 감독은 “신인인데 기존의 팀 컬러보다 다른 컬러를 갖고 있다. 빠르고 성격도 밝다. 플레이도 공격적으로 한다. 그런 부분을 코치진이 높게 봤다. 공격적으로 치고 달린다. 주루도 빨라 1군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오르락 내리락 하겠지만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며 1군 발탁 이유와 기대감을 보였다.

22일 NC다이노스와의 개막전에서도 스피드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8회말 2타점 역전 2루타를 터트린 최형우 대신 대주자로 나섰다. 이어진 김선빈의 3유간을 빠지는 안타때 질풍같은 주루와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홈까지 파고드는 솜씨를 보여주었다. 엄청난 스피드로 득점을 올리는 장면이었다.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는 득점이었다.

최형우도 혀를 내둘렀다. 주루보다는 타격에 주목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뛰는 이정후까지 동원했다. “내가 봤을 때 방망이가 이정후 같다. 다른 팀이면 이정후처럼 크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내가 배팅볼을 던져봤는데 방망이 치는 센스가 그냥 애들하고는 차원이 다르다”며 극찬을 했다.

박재현은 아직 주전은 아니다. 외야 백업자리를 놓고 선배 박정우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 선수는 비슷한 캐릭터이다. 박정우도 작년 외야 백업요원으로 인정을 받아 데뷔 9년만에 처음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들었다. 후배의 활약에 자극을 받았는지 8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터트리며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비단 백업선수들만 자극하는 것은 아니다. 잠재적으로는 외야수 최원준과 이우성 등 주전들까지 위협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당장 자리를 꿰차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출중한 재능을 갖춘데다 성장속도가 빠르다면 주전까지 노려볼 수 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루키가 급부상하면서 팀에 큰 활력을 불어넣는 모양새이다. 김도영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박재현의 재능을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울 듯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