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수원 KT위즈파크. 경기 전 미팅에서 류현진이 MVP에게 줄 봉투를 꺼내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민주적으로, ‘가위 바위 보’로 전날 경기의 MVP가 뽑히자 류현진이 뒷주머니에서 상금이 담긴 예쁜 봉투를 꺼내 들었다. 첫 수상자는 누구였을까? 개막전 다음 날 아침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발견한 아름다운 풍경이다.

주먹과 보가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슬그머니 가위를 든 폰세
박상원이 민망한 표정으로 폰세의 손을 잡아 내리고 있다.

23일 오전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경기장에 도착해 몸을 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기 전 외야에서 전체 선수단의 그라운드 미팅이 진행됐다.

류현진이 뒷주머니에서 예쁜 봉투를 꺼냈다.
선수들의 "와~"하는 탄성 속에 심우준이 봉투를 받으러 달려왔다.

양승관 수석 코치와의 미팅 후 최고참 류현진이 선수들을 다시 모았다. 전날 경기의 자체 MVP를 뽑기 위해 류현진이 세 명의 후보를 추렸다.

문동주는 우상 류현진의 봉투를 받은 심우준이 얼마나 부러웠을까?
'은밀하게 비자금 건네듯' 심우준이 스태프에게 보관을 부탁하고 있다.

선수들 전체가 투표를 시작했다. 가위 바위 보 중 하나를 들어 각자가 생각한 MVP를 뽑는 것.

심우준은 개막전에 이어 다음 날에게 이강철 감독에게 인사를 가야 했다. 개막전에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기 때문. 이강철 감독이 배트로 심우준의 배를 찌르는 모습이 '니가 어제 날 이렇게 찔렀어'라고 말하는 듯했다.

바위와 보가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뒤에서 지켜보던 폰세가 슬며시 가위를 들며 제 3의 후보를 호명했다. 그러자 앞에 서 있던 박상원이 폰세의 손을 잡아 내렸다. 소수 의견이지만 박상원도 전날 경기에서 선발 폰세에 이어 6회 등판해 무실점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며 승리 투수가 됐다. 2실점 후 내려온 폰세의 입장에서 MVP는 박상원이 분명했다.

웃음으로 마무리된 두 번째 만남
강백호와도 반갑게 인사

선수들이 다수결로 뽑은 MVP는 심우준이었다. 지난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로 KT에서 한화로 이적한 심우준은 개막전에서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3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나가 도루와 후속타로 첫 득점을 올렸고, 7회에는 역전 결승타를 치며 팀의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덕분에 한화는 5년 만에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