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키움은 왜 갑자기 이용규를 플레잉 코치로 선임했을까.
키움 히어로즈는 18일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를 플레잉 코치로 선임했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선-후배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경기력도 살아있는 선수를 플레잉 코치로 선임하는 건 종종 볼 수 있는 일. 하지만 시즌 초반, 한창 리그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 플레잉 코치 선임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올시즌 리빌딩 과정으로 젊은 선수들 중심의 야구를 펼치고 있는 키움. 개막 초반은 선수들의 겁 없는 플레이로 다크호스가 됐으나, 최근 투-타 불안정한 경기력으로 주중 롯데 자이언츠전 스윕을 당하는 등 4연패에 빠졌다. 최하위 추락.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카드로 이용규의 플레잉 코치 선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용규는 올시즌 선수 역할보다 지도자 연수를 하는 쪽에 더 가까워보이기는 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2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는데, 경기 출전 기록이 없다. 엔트리에도 없다. 대신 선수단과 계속 동행하며 경기 전 배팅볼도 던지고, 후배들에게 조언도 해주는 등 사실상의 플레잉 코치 역할을 이미 하고 있었다.
이용규는 2004년 LG 트윈스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한 후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를 거쳐 2021년부터 키움 선수로 뛰고 있다. 통산 2021경기를 뛰며 2132안타를 친 리그를 대표하는 리드오프였다.
키움은 이용규의 풍부한 경험과 선수 생활 내내 보여준 성실함, 꾸준함, 자기관리 능력 등을 높이 평가해 플레잉코치라는 중책을 맡겼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구단은 플레잉 코치로 선임된 이용규가 팀 내 젊은 선수들의 든든한 멘토 역할을 해주는 것 뿐 아니라 동시에 그라운드에서도 배테랑 선수로서 팀 승리에 힘을 실어 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용규도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팀 내 젊은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 잘 적응하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 선수로서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이번 플레잉 코치 선임이 바로 은퇴와 연결되는 것 까지는 아니라고. 키움 관계자는 "아직 은퇴 생각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이용규의 상황을 전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