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의 고공 행진이 계속된다. 한화가 NC와 3연전을 쓸어담고 7연승을 달렸다. 순위는 단독 2위다. 최근 10경기 9승 1패다.
한화는 20일 NC와 대전 홈 경기에서 선발 에이스 코디 폰세가 완벽투(7이닝 무실점 13탈삼진)를 던지고 문현빈이 4타점으로 승리를 뒷받침했다. 폰세는 시즌 4승으로 다승 공동 1위, 탈삼진은 단독 1위(56개)로 올라섰다.
한화는 지난 13일부터 선발진이 7연속 승리를 따내면서 2001년 4월 이후 첫 7연속 선발승을 재현했다. 24년 전엔 한용덕, 이상목, 송진우 등이 주축을 이뤘다. 한화 노시환은 2회말 선제 솔로포(시즌 8호·개인 통산 100호)를 날렸다.
최근 한화의 연승 행진은 마운드와 타선 모두 탄탄한 활약이 계속된 결과다. 이날도 선발 투수 호투에 불펜의 든든한 지원, 중심 타선이 적시에 타점을 만드는 ‘강팀의 승리 공식’을 재현했다.
한화는 작년 개막 초 리그 1위까지 갔다가 4월 중순부터 하위권으로 추락한 아픈 기억이 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타선이 살아나면서 선발진도 덩달아 신바람을 낸다.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5경기 2승1패 4.91) 외인 선발 듀오는 리그 정상급이라는 평가다. 폰세는 최고 시속 157㎞ 강속구에 뛰어난 제구력으로 포크볼과 유사한 체인지업, 커브까지 섞어서 빠른 템포, 짧은 폼으로 던지니 타자들이 수 싸움을 하기 어렵다. 감독들 사이에서 “역대 최고 외인 투수급”이란 말도 돈다.
올 시즌 ABS(로봇 심판)존이 하향 조정되면서 투수들이 하단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되자 류현진 역시 5경기 2승 2.54로 클래스를 과시하고 있다. 개막 초 다소 흔들린 문동주(5경기 2승1패 3.68)는 최근 2승을 거두며 반등했고 불안했던 5선발 엄상백(4경기 1승3패 6.89)도 지난 18일 마수걸이 첫 승을 올렸다.
불펜에선 살림꾼 박상원(12경기 2승2패 3홀드 3.48)과 작년 드래프트 전체 2순위 강속구 투수 정우주, 올 시즌 12경기 무실점 ‘퍼펙트 제로’ 김서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난공불락 기세다. 한화는 올 시즌 25경기에서 역전패는 3번으로 1위 LG(2패) 다음으로 적다. 올해 한화 선발진(평균 자책점 3.68)과 불펜(3.40)은 리그 평균(각각 4.03, 4.45)보다 훨씬 웃돈다.
지금 흐름은 “올 시즌 한화 성적은 결국 상대적 약세인 타선에 달렸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대체적으로 맞아들어가는 분위기다. 일단 초반 기대에 못 미치던 외인 타자 플로리얼이 최근 61타수 24안타(타율 0.393) 12경기 연속 안타로 살아나는 것은 큰 호재다. 최근 맹타를 휘두르는 노시환, 채은성 등 중심 타자들이 기복을 줄이고 1~2점차 접전에서 얼마나 활약하느냐가 시즌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더 커졌다. 당장 22~24일 역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는 롯데(10경기 8승2패)와의 사직 3연전이 지금 상승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고척에선 KT 선발 고영표가 3년 만에 완봉승을 따내며 키움에 5대0 완승을 거뒀다. 고영표는 6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간 뒤 9이닝 동안 공 100개에 3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다.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완봉승이면서 2022년 6월 이후 3년 만이다.
롯데는 대구에서 삼성을 4대3으로 제치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나승엽이 2회 선제 솔로 홈런을 치고 3-3이던 8회 초 1사 2루에서 역전 결승 적시타를 치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SSG는 안방 문학에서 리그 1위 LG를 9대3으로 누르고 6연패 사슬을 끊었다. 선발 드류 앤더슨(6과 3분의 2이닝 3실점)이 시즌 첫 승(2패)을 신고했다.
잠실에선 KIA가 두산을 6대2로 따돌리고 두 경기 연속 역전승을 거뒀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6회 2사까지 2실점(8피안타 7탈삼진)하며 끌려갔으나, 7회 안타 4개와 상대 야수 선택을 묶어 3-2로 역전한 뒤 9회 두산 마무리 김택연을 상대로 수비 실책과 위즈덤 적시타를 엮어 3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