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최근 14년간 프로야구 포수 부문 골든 글러브는 강민호(40)와 양의지(38)가 양분해 왔다. 올해도 그 구도가 건재한 가운데, 작년 아쉽게 황금 장갑의 영광을 놓쳤던 LG 박동원(35)이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박동원

일단 현재 선두 주자는 박동원이다. 올해 24경기에 나서 타율 0.361, 6홈런, 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13. 타율은 규정 타석을 채운 포수 중에선 단연 1위, 전체 3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타율 0.272, 20홈런, 80타점, OPS 0.810에 수비에선 리그 최다 94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수비율 0.996을 기록하는 등 경력 최고 수준 성적을 낸 그는 89표로 강민호(191표)에게 밀려 프로 데뷔 후 첫 골든 글러브 수상을 놓쳤다. 박동원은 당시 “우리나라 포수를 대표하는 강민호·양의지와 이름을 나란히 한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한다”면서도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는데, 다짐대로 절치부심한 모습이다.

강민호

하지만 불혹이 된 강민호 역시 건재하다. 지난해 0.303, 19홈런, 77타점, OPS 0.861을 기록하며 개인 통산 7번째 포수 골든 글러브를 거머쥔 그는 올해도 타율 0.321, 16타점, OPS 0.798로 박동원을 바짝 추격하며 원조 공격형 포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강민호는 이번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경력 4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점도 강력한 동기 부여 중 하나다. 현재까지 누적된 FA 계약 금액만 총 191억원인데 200억원 돌파를 노린다.

지난해 포수 수비 규정 이닝(720이닝)을 채우지 못해 골든 글러브 후보에서도 빠졌던 양의지에겐 올해가 자존심 회복의 장이다. 역대 최다 포수 부문 골든 글러브 수상자(8번)인 그는 시즌 초반 발가락 부상에 시달렸지만 최근 좋은 활약을 보이며 타율 0.291, 3홈런, 17타점, OPS 0.877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부진을 씻고 타율 0.327, 2홈런, 10타점, OPS 0.934로 활약 중인 롯데 유강남(33)은 다크호스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