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NBA) 수퍼스타 스테픈 커리(37·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마침내 NBA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3점슛 4000개 고지에 올랐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경기. 팀이 69-63으로 앞서 있던 3쿼터 종료 8분19초를 남기고 모제스 무디(23)의 패스를 받은 커리가 특유의 드리블 페이크 뒤 한 박자 빠른 슛을 날렸다. 이 슛은 호쾌한 포물선을 그리며 림을 갈랐다. 통산 4000번째 3점슛이 성공된 순간. 홈팬들은 자리에서 일제히 일어나 ‘스플래시’를 외쳤다. 그는 경기 후 “개인적으로도 엄청난 순간이지만, 무엇보다 팀이 승리하며 이뤄낸 기록이라 더 기쁘다”고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3998개의 3점슛을 기록 중이던 커리는 이날 경기에서 1쿼터 종료 5분 35초를 남기고 첫 번째 3점슛을 터뜨렸고, 3쿼터에서 두 번째 3점슛을 성공시키며 데뷔 이후 통산 1013경기 만에 마침내 4000개의 벽을 넘어섰다.
커리는 3점 슛과 관련된 기록들을 모조리 갈아치우고 있다. 커리는 그동안 한 시즌 3점슛 1위를 무려 8번 차지했고, 5번이나 시즌 300개 이상의 3점포를 터뜨린 ‘3점슛 혁신가’다. 2015-2016시즌에는 무려 402개의 3점을 성공시키며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을 세우고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2021년 12월15일 뉴욕 닉스 원정에서 레이 앨런(2974개)을 넘어 NBA 통산 3점슛 역대 1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에도 커리는 경기당 4.5개 넘게 3점을 꽂아 넣으며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커리의 이날 스탯은 화려하지 않았다. 3점슛 6개 중 2개만 꽂아 11점(5어시스트)에 그쳤다. 경기 전부터 방송 카메라에 잡힌 그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듯했고, 벤치에 앉아 있을 때엔 파란색 허리 보호대를 착용해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동료들이 커리의 부담을 덜었다. 드레이먼드 그린이 3점슛 4개 포함 시즌 개인 최다 23점을 올렸고, 부상에서 복귀한 조나단 쿠밍가(18점)와 무디(3점슛 4개 포함 17점) 등 팀 전반에 걸친 고른 활약이 이어졌다. 이날 워리어스는 8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공격력을 선보이며 킹스를 130대104로 완파,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킹스는 더마 드로잔(23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이 분전했지만, 도만타스 사보니스가 부상으로 결장한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3연패 늪에 빠졌다. 이로써 워리어스는 서부콘퍼런스 6위(38승28패) 자리를 지키며 7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승차를 0.5경기로 벌렸고, 킹스(33승32패)는 9위로 밀려나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