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들러리’였던 2년 전 그 팀이 아니었다. 부산 BNK가 16일 열린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원정 1차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에 53대47로 역전승했다. 2차전(5전 3선승제)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BNK(정규 리그 2위)엔 이번 시리즈가 2년 만의 ‘리턴 매치’다. 2022-2023시즌엔 정규 리그를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프전에 올랐으나 우리은행(1위)에 1~3차전을 내리 져 준우승했다.
박정은 BNK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2년 전엔 챔피언전을 경험하는 것에 만족했다. 지금은 선수 구성이나 플레이가 그때와 다르다. 제대로 한번 싸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BNK는 정규 리그에서 우리은행과 3승3패로 맞섰다. 4·5차전은 주전 박혜진과 이소희가 부상 때문에 뛰지 못하는 바람에 졌다. 정상 전력으로 겨뤘을 땐 3승1패로 우세했다.
BNK는 1쿼터에 야투 부진으로 고전했다. 2점슛 10개와 3점슛 10개를 던져 1개씩만 넣으며 5점에 묶였다. BNK는 5-18에서 시작한 2쿼터부터 추격에 나섰다. 3쿼터를 마쳤을 땐 37-42까지 쫓아갔고, 4쿼터 종료 4분 43초 전 김소니아(11점 14리바운드 3스틸) 페인트 존 득점으로 46-44로 역전에 성공했다. 박혜진(14점 6리바운드)은 이후 3점슛과 자유투 4개로 연속 7점을 올리면서 ‘친정팀’을 울렸다. 우리은행 시절 챔프전 우승 8회, 챔프전 MVP(최우수선수) 3번을 차지했던 박혜진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로 고향팀 BNK 유니폼을 입었다. 안혜지와 이이지마 사키가 9점씩 보탰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여성 사령탑으로는 처음 챔피언결정전 승리를 거둔 박정은 감독은 “초반에 너무 힘이 들어갔고, 우리은행의 수비 변화에 당황했다. 선수들이 힘든 경기를 잡았다”고 말했다.
3연속 패권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정규리그 1위)은 2쿼터 초반 25-9까지 앞서다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김단비(20점 18리바운드 4어시스트) 외에 두 자릿수 득점을 한 선수가 없었다.
우리은행은 전반에 3점슛을 4개(13개 시도) 꽂았는데, 후반엔 1개(15개 시도)에 그쳤다. 김단비도 3점슛 6개를 모두 실패했다. 역대 챔피언전 최다승(24승7패) 기록을 가진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한계를 느낀 것 같다. 4쿼터엔 김단비에게만 의존했다.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산=성진혁 기자